이제는 말할 수 있다 “원전 수출 꿈이 아닌 현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원전 수출 꿈이 아닌 현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9.01.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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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 세계 원전 시장의 중심에 선 ‘한국형 원전’
30년 간 축적한 기술이 경쟁력…정부 기술개발에 올인

원전 건설 바람이 세계 각 국에서 일고 있다.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국제원자력기구)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300기에 달하는 신규 원전이 건설되고 시장규모만도 1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978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첫 원전은 고리원전 1호기. 이 발전소가 가동된 지 30년 가량이 지난 지속적인 원전 개발을 추진한 결과 총 20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으로 거듭났다. 불과 30년.

이미 우리나라는 원자력 안전규제를 비롯해 원전 설계와 핵연료 설계, 성형가공, 원전기기 설계와 제조, 원전 건설 등 모든 분야에서 기술자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전 세계 어디를 내 놓아도 자랑할 만한 산업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이 세계 각 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원전산업이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원전 30년 역사를 집대성한 신고리원전 3·4호기의 건설이 시작됐다. 특히 국산 원자로형인 차세대 원전 APR-1400을 적용한 것. 이미 검증된 기술과 원전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원전 수요의 충족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우리나라는 이미 설계와 제작, 건설 등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물밑 작업을 통해 한전을 중심으로 한 설계·제작·건설회사 등으로 통합된 협력체계가 갖춰져 수출전략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터키와 루마니아, 요르단,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이 주요 공략지역. 나름대로의 전략을 갖고 공략하고 있다. 터키의 경우 한전은 위험부담이 높아 입찰에 포기한 상태지만 최근 한승수 국무총리가 터키 방문에서 국내 원전산업을 홍보하는 등 꺼지는 불을 다시 지폈다는 평가다.

얼마 전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 방한 때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요르단 원전 도입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고 실질적인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하는 등 이를 골자로 한 협약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지난 1991년 중단된 루마니아의 체르나보다 원전건설도 우리나라에게는 공략의 대상으로 알맞다. 이 원전의 노형이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라는 점에서 강점이라는 것이 강수로 작용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나가야 할 세상은 넓다. 그러나 이 중심에 선 것이 바로 원전 기술의 독립이다.

정부도 이를 대비해 지난 2006년 원자력 핵심·원천기술 확보 위한 원전기술 발전방안이 ‘Nu-Tech 2015’을 수립해 핵심 전략적 목표설정으로 선진화와 해외진출기반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원전기술개발 추진현황 점검회의서 이 계획을 3년 앞당긴 오는 2012년에 완료하라고 주문했다. 그 만큼 원전산업의 확대가 속도를 내고 있고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부분이다.

이어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원자력위원회에서도 ‘미래 원자력시스템 연구개발 장기 추진계획’이 확정되는 등 원전기술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날 한 총리는 “원자력발전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축으로서 그 역할은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이라며 “원전수출은 신성장 동력 확보와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원자력의 연구개발과 장기적인 수출전망과 관련해 과학기술인력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지시했다.

이러한 지원을 등에 업고 국내 유일의 발전설비 전문업체인 두산중공업이 원자력 분야의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떠오른다. 또 한수원의 지원을 받아 원전 기자재의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의 기술을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터뷰>
세계 원전시장 진출의 핵심 키워드는
“원전 기술 확보”
-한국수력원자력(주) 김종신 사장-


“30년 간 다져온 기술경쟁력이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저력입니다. 기술 불모지에서 원전의 불꽃을 피워 기술자립이라는 경지에 오르게 됐고 앞으로 열리게 될 세계 원전 시장을 호령하게 될 것입니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은 이 같이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장밋빛 전망을 내 놓았다. 또 그는 세계 원전시장의 진출을 위해선 원전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수원은 국내서 추진되는 원전 적기건설과 신규부지 확보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원전 플랜트의 해외진출로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 갈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우리나라 원전 수출과 관련된 김 사장의 일문일답.



▲ 최근 들어 세계 각 국은 지구온난화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원전 정책을 확대하거나 신중히 고려 중인데 앞으로 열리게 될 세계 원전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 한수원은 한전을 비롯한 원자력산업계와 한마음으로 우리나라 원전의 해외진출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원전 플랜트 시장규모는 어림잡아 오는 2030년까지 300기, 10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IAEA는 내다보는 그야말로 황금시장입니다. 우리나라 원전을 수출할 경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동시에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원전 수출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 최근 우리나라가 첫 원전 수출의 꿈을 꾸고 있는데 경쟁력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지난 30년 간 원자력발전의 역사는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기술 불모지인 이 땅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독자적인 표준원전을 만들었고 반복 건설로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원전 기술을 자립한 결과 동유럽과 동남아를 비롯해 아랍국가에서도 해마다 수만 명에 달하는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방한하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을 위한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보는데 원전 수출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다른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어울려야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경쟁력 확보라고 봅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원전건설과 운영기술을 꾸준히 축적해 온 결과 루마니아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모로코 등을 대상으로 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추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미 올랐습니다.

앞으로 원천기술 보유로 세계 원전시장 진출의 제약요인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선 안전성과 경제성이 한층 강화된 150만kW급 이상의 대용량 토종노형 개발을 기존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오는 2012년까지 달성할 계획입니다. 특히 미국 표준설계 인가를 받는다면 본격적으로 수출활동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이 표준설계 인가를 받으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구매자만 결정되면 별도의 인·허가 절차 없이 원전 건설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 최근 한승수 총리가 원자력위원회에서 미래 원자력시스템 연구개발 장기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 정부의 이러한 지원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그 동안 외국에 의존했던 3대 핵심기술인 설계 핵심코드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 원전제어계측시스템이 완전한 국산화된다면 수입대체 효과는 대단할 것입니다. 특히 해외진출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원전설계 핵심코드는 전 세계에 미국과 프랑스 단 2개 기업만이 보유한 원천기술로 이 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원전 해외수출 시 제약요인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원자로냉각재펌프를 자체 생산하게 된다면 10개 호기 기준으로 수입대체 효과가 6750억원에 달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인데 한수원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 한수원은 국가적인 원전 확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원전 적기건설과 신규부지 확보 추진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가동 중인 원전의 출력증강과 신재생에너지사업 비중 확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원전 해외수출로 국가적인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다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 개막에 따른 세계 각 국의 경제성과 안전성, 친환경성을 향상시킨 신형 원전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세계 원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원전 기술 자립과 고도화로 세계 최고의 친환경 기업으로 자리잡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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