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형 태양전지분야 일류 프론티어 ‘한국철강’
박막형 태양전지분야 일류 프론티어 ‘한국철강’
  • 장효진 기자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09.01.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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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GETWATT’ 공식 출하… 연산 20MW 전 자동화
효율 향상 탄뎀(적층구조) R&D 적극 추진 경쟁력 강화 나서
치열한 기술戰 당당히 고지 점령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을 것”

태양광 부품소재산업 현장을 가다-2

때 늦은 천고마비를 느끼는 듯 했다. 포근하고 따뜻했던 날씨였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올라 남쪽으로 1시간30분가량 내려가다 보면 ‘증평’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볼 수 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15분정도 한적한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왼쪽편에 붉은색의 ‘GETWATT'가 눈에 확 들어온다.

12월15일은 국내 최초로 박막형 태양전지 양산에 성공한 한국철강(대표이사 회장 장상돈)의 증평 공장을 직접 찾은 날이다.

정문에서 경비의 안내를 받아 신원조회와 X-Ray 검색대를 통과하고 노트북의 USB포트에 보안스티커를 막 부착하려던 순간, 만나기로 했던 명승엽 생산팀장(공학박사)이 등장했다.

한국철강 최연소 부장이라는 명예를 안고 있는 그는 KAIST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과정을 마치고, 박막태양전지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위스 네샤텔대학(University of Neuchatel)&로잔공대(EPFL)의 초청교수와 일본 동경공업대학교 연구원(교수) 등을 두루 거치는 화려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한마디로 박막태양전지분야의 ‘통’인 셈이다.

“먼 걸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명 박사의 첫 마디를 귓가에 담으며 사무실로 향했다.

미래를 대비한 대규모 투자

‘GETWATT’는 한국철강의 박막형 태양전지 고유 브랜드로, 태양광모듈을 통해 주변에서 쉽게 전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GETWATT’ 증평공장은 대지 면적만 10만㎡(약 3만평)에 달한다. 이중 사용부지는 연간 20MW 캐파를 확보하고 있는 공장동(약 8543㎡)을 비롯해 사무동, 폐수처리동, 냉각탑, 유틸리티동, LPG저장소, 가스저장소, 경비동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4만2775㎡(약 1만3000평)가 가동되고 있다.

5만8000㎡에 달하는 유휴부지는 앞으로 공장 증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철강이 확보하고 있는 부지만 봐도 미래를 대비한 박막형 태양전지사업에 이미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한국철강은 1957년 설립돼 우리나라 산업화에 이바지해 왔다. 회사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을 선택해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다. 1월에 에너지연구소를 개소하고 KAIST와 산학협력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2007년 1월에는 박막형 태양전지 및 모듈 생산장비를 발주했으며 5월에는 현 증평지방산업단지 부지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2007년 8월 1차 기공식을 진행하고 2008년 3월 국내 최초의 박막형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이로써 지난 7월 순수 국내 기술로 박막형 태양전지 및 모듈인 ‘GETWATT’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GETWATT’는 전남 해남 태양광발전소 500kW에 전량 납품됐다. 또 전북 익산에 30kW급 발전소에도 사용됐다. 2008년 9월 현재 누적생산량은 1MW규모다.

한국철강은 박막형 태양전지를 상용화시키기 위해 약 1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단기간내 투입했다.

한국철강은 올해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시켜 약 6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GETWATT’ 어떻게 만들어지나

한국철강은 박막형 태양전지와 모듈까지 자동화 공정으로 한번에 찍어 내고 있다.

명 박사의 안내로 보게 된 생산라인은 색달랐다. 일반적으로 벌크형이라고 불리는 결정질 태양전지 제조 과정과는 전혀 틀렸다. ‘최첨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법도 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GETWATT’ 태양전지는 가로 세로 110㎝×130㎝ 크기의 투명 전극(TCO) 유리 전면에 반도체 박막(P, I, N층)을 증착시키고 레이저로 패터닝, 즉 일정 간격으로 자르게 된다.

후면 전극 증착 후에도 레이저 패터닝을 하고, 직사각형 4변의 엣지(Edge)처리 과정을 통해 잘라내면 태양전지가 완성된다.

명 박사는 “엣지 처리는 감전 방지와 운반 용이성 등을 감안해 수행되는 마지막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GETWATT’는 태양전지를 완제품으로 따로 생산하고 이것을 조립해 대(大)면적화하는 일반 벌크형 모듈과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미 대면적화된 태양전지에 전기회로를 구성하고 에바(EVA)와 백시트(Back Sheet)를 부착, 열로 압착시키고 전기단자함을 단다. 이후 봉합하고 프레임(Frame) 조립까지 끝내면 완제품이 된다.

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모듈의 두께는 35mm, 무게는 20kg로 가볍다. ‘GETWATT’는 ‘S92, S88, S84'의 세 가지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영문 이니셜에 붙은 숫자는 효율을 나타낸다.('S92'의 경우 출력이 92W라는 얘기다.)

명 박사는 “현재 관련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 3건을 등록했고, 19건에 대해 출원됐다”며 “특허의 범주는 원천 기술은 물론, 공정 기술과 제품 설계까지 전부 아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강이 ‘GETWATT’와 관련해 보유한 또는 출원된 특허는 태양전지 모듈 패터닝 장치를 비롯해 ▲박막 태양전지 및 제조방법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및 제조방법 ▲탄뎀(다중접합) 박막 실리콘 태양전지 및 제조방법 ▲투명전극이 코팅된 기판의 수분 제거 방법 ▲산화아연 박막의 열처리 방법 ▲태양전지 프레임 ▲태양전지 모듈 등 총 21건이다.

순수한 우리 기술로 박막형 태양전지가 출하되고 있는 셈이다.

양산은 늦었지만 신뢰성 나란히

명 박사에 따르면 일본과 독일에 비해 ‘GETWATT’의 역사는 일천하지만 품질은 어깨를 견줄만한 수준이다.

그는 “세계 경쟁사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양산을 해 왔다. 한국철강이 후발주자이지만 대면적화 기술과 이에 따른 효율, 개런티도 20년간 보장하는 등 통상적인 수준까지 올라선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철강은 ‘GETWATT’ 모듈의 신뢰성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TUV 인증과 UL인증을 획득할 예정이다.

비정질 박막형 태양전지(모듈)분야에서 처음 진행되는 한국의 신재생에너지설비 인증도 올 상반기에는 무난하게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명 박사는 “이미 내수 시장에서 박막형 태양전지분야의 독점적 위치를 고수하고 있지만 최종 목표는 세계 시장 진출”이라며 “세계는 지금 결정질에 비해 저가 양산화 등 조건이 우수한 비정질 박막형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국철강도 적극적인 R&D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일반적으로 7~9%대의 효율을 유지한다. 하지만 탄뎀, 즉 웨이퍼를 덧대는 다중 접합 기술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 향상 잠재력은 크다.

명 박사는 “박막형 태양전지는 적층형 탄뎀 구조를 이용한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며 2중접합 시 10%, 3중접합 시 1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명 박사는 또 “공장 증설 시 탄뎀 공정을 도입할 수 도 있다”면서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 명승엽 생산팀장/부장

“박막형, 결정질 대비 17% 발전효율 더 높아”

“박막형 태양광모듈의 발전효율은 벌크형 결정질과 비교해 연간 발전량이 10~15% 더 높습니다.”

명승엽 박사는 박막형 태양광모듈의 효율이 너무 낮아 상용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세간의 인식은 잘 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간에 떠도는 ‘실험실 효율일 뿐’이라는 말도 완전히 흠집 내기에 불과하며 상당히 왜곡된 시각이라고 피력했다.

명 박사는 “흔히 에너지변환효율은 25℃를 기준으로 말하는데 모듈은 외부환경 즉, 온도에 민감한데 여기서 1℃가 높아질 때마다 결정질은 0.5%, 박막형은 0.2%씩 효율이 떨어진다”며 “결국 박막형은 동작온도 70℃에서 오히려 결정질 대비 약 17%정도 발전 성능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여름 모듈 온도가 올라가면 결정질은 효율하락 폭이 크기 때문에 연 평균 발전량은 박막형 태양광모듈이 더 우수하다는 얘기다.

명 박사는 연 평균 4.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반도체산업을 오는 2015년에는 태양광산업이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2006년을 기준으로 매년 40%씩 급성장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 박사는 “2015년 이후 태양광산업의 고성장세는 꺽이겠지만, 박막형 태양전지의 경우 기술이 흡사한 LCD부문의 잉여자본이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분야의 장밋빛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한국철강은 지난해 12월22일 열린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5세대급 비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모듈’부문의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명 박사는 “이 자리를 빌어 ‘GETWATT’ 탄생과 양산을 위해 노력해 주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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