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SGS 태양전지 양산에 성공한 ‘미리넷솔라’
국내 최초 SGS 태양전지 양산에 성공한 ‘미리넷솔라’
  • 장효진 기자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09.01.01 18: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결정 태양전지 에너지변환효율 20% 목표 달성 끈임 없는 R&D
30MW 생산 시작 2010년 300MW 확대… 120MW 라인 이미 착공
획기적 기술력 세계가 먼저 인정, 잇단 러브콜로 누적 수출액 1조원

태양광 부품소재산업 현장을 가다-1

12월8일 꽤 차가운 새벽공기를 마시며 용산역으로 향했다. 2008년 5월, 국내 최초로 SGS(Solar Grade Silicon, 태양전지용 실리콘)를 이용해 15%이상의 효율을 내는 다결정 태양전지 양산에 성공한 미리넷솔라(대표 이상철)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기 위함이다.

고요함에 시셈이라도 부리듯 대구행 KTX열차는 굉음과 함께 출발했다. 2시간만에 동대구역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30분가량 더 들어가자 미리넷솔라의 대구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앞선 KTX열차에서 동행한 홍보팀장의 “올해 태양전지 수출 1조원 달성 고지가 눈앞에 와있다”는 말이 자꾸 떠올라 기대는 한층 커졌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호산동 357번지 일대 3만6921㎡(1만1169 평)부지에 들어서 있는 미리넷솔라 태양전지 생산 1공장.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조무현 부사장은 “현재 30MW 생산 규모가 2공장이 준공되는 내년 5월부터 총 150MW로 확대되고 3공장이 완공되는 2010년에는 캐파가 300MW로 늘어날 것”이라며 먼저 기초 공사가 한창인 2공장 부지를 소개했다.

총 800억여원이 투입되는 2공장 생산 라인은 1공장 동쪽편에 건축면적 1만1157㎡(3375평)규모로 지어지게 된다.

조 부사장은 미리넷솔라를 세계 속에 또 하나의 태양광 신화를 이어가는 기업으로 봐달라고 했다.

그는 “친환경이자 무한 재생에너지로써의 가치 때문에 기술선진국들의 발빠른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태양광에너지 시장, 그 미래의 가능성과 에너지강국의 꿈을 위해 미리넷솔라가 중심에 설 것”이라고 피력했다.

24시간 풀가동, 하루 3만장 찍어내

조 부사장과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정연득 생산본부장(전무이사)의 소개로 생산 라인을 둘러볼 수 있었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의 핵심인 태양전지 제조 과정을 드디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게 된 셈.

방진복과 방진모자, 방진신발까지 완벽히 착용하고 양손에는 장갑을 낀채 생산라인에 들어섰다.

물론 생산라인 입구에서 세찬 바람(?)을 한번 맞고 나서야 입장이 가능했다.(정 본부장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실오라기 하나라도 옮겨 붙으면 효율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통과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 생산 라인과 진배없었다. 내부 공기는 신선하기까지 했다. 질서정연하게 놓인 자동화 시설은 시선을 고정시키기에 충분했다.

정 본부장은 12월은 미리넷솔라에 있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라고 했다.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체제로 전환한 달이기 때문이다.

미리넷솔라는 캐나다 B사와 2012년까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해 태양전지 전용 폴리실리콘을 공급받고 있다.

미리넷솔라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대만의 G사는 SGS를 이용해 잉곳과 웨이퍼를 OEM 생산하고 있다.

대구공장에서는 G사로부터 받은 웨이퍼를 총 10단계의 자동화 공정을 거쳐 시간당 1500장, 하루 3만장의 태양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실리콘을 향후 5년간 공급받기로 장기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안정적인 원재료 및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올해 양산규모의 80%를 해외업체와 수출계약을 마치는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실히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태양전지 효율을 16.2%까지 끌어올리며 선진국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20% 전지효율을 향한 목표를 반듯이 이뤄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는 왜 이 회사를 주목하는가

미리넷솔라가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SGS는 차별화된 공법을 통해 생산된다. SGS공법은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산하는 지멘스공법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산원가를 40%나 절약할 수 있다.

일종의 ‘야금법’이라고 불리는 SGS공법은 쉽게 말해 사골을 우려낼 때 부유하는 거품과 찌꺼기를 계속 들어내는 것과 흡사한 방법을 사용한다.

규소에서 탄소를 산화(1650℃)시키면 메탈실리콘 분말이 되는데, 반도체용으로 흔히 사용되는 지멘스 공법은 분말에 염산과 특정 가스를 주입해 폴리실리콘 덩어리를 만들어 내지만 SGS는 정제과정만 거치면 된다.

두 공법은 실리콘의 순도에서 차이가 난다. 하지만 태양전지용으로는 충분한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채산성이 현격히 좋아지는 SGS공법을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Dow Corning, Elkem, Timminco社 등이 SGS의 상용화를 준비해 왔으며, 세계 최초로 Timminco社가 자회사인 B社를 통해 2008년 1월부터 대량 양산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 태양전지 제조업체인 독일의 Q-Cells社도 올해 초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 SGS공법을 사용해 다결정 태양전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리넷솔라는 지난 3년 동안 글로벌 마켓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재료 기술 연구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2007년부터 SGS를 이용한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SGS를 이용해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회사들 중에 15%의 효율을 달성한 회사는 미리넷솔라가 최초다.

이 같은 혁신적인 기술은 세계에서 먼저 알아봤다. 이태리와 독일 등지의 모듈 업체들은 잇단 러브콜을 보내왔다. 지난 10월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호주의 M社 컨소시엄으로부터 510억원의 외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수출 누적액 1조원 돌파 ‘공룡 기업’

미리넷솔라는 지난달 이태리 태양광업체 M社와 2013년까지 향후 5년간 1억7000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2000억원규모의 태양전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 네 번째 해외 수주였다.

미리넷솔라는 2007년 10월에 독일 A社에 900억원규모의 태양전지 공급계약을 맺으며 수출시장에서 첫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11월에는 독일의 B社로부터 2400억원어치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7월에만 인도의 C社와 이태리의 S社에 각각 1300억원, 2550억원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지난 10월에는 홍콩 R社에 1400억원을, 11월에는 이태리 M社에 2000억원을 수주하며 누적 수출액 총 1조550억원을 달성했다.

미리넷솔라는 조만간 있을 또 한번의 수출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인터뷰-조무현 부사장

“태양전지 선도기업으로써 자부심 느껴”

“미리넷솔라는 기술력 없이는 세계의 태양광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는 각오로 국내외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태양전지연구소설립을 통해 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조무현 부사장은 태양전지 선도기업으로써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 부사장은 “미래의 에너지환경은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환경파괴, 지구온난화를 조장하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무한한 동력을 제공하는 태양광산업이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신화를 세계 태양광에너지 시장에서도 재현하는 선구자가 되겠다는 이상철 회장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했다.

경영자의 확고한 의지 아래 회사와 직원 개개인의 미래 예측능력과 글로벌 역량을 강화시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태양광 전문기업이자 미래를 여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생산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다보니 조 부사장의 직원 위하는 마음은 남다르다.

복도에서 오가는 직원들을 보면 항상 웃음으로 대하고 “별다른 걱정은 없어? 힘들지 않아?”라는 말은 항상 잊지 않는다.

“12월부터 24시간 풀가동 체제로 전환하면서 생산인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작업 환경이 새롭게 바뀌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 부사장은 인재를 존중한다는 평소 신념을 바탕으로 조직원들의 인화와 단결, 화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