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혁신도시’ 지자체 내 또 다른 섬?
무법천지 ‘혁신도시’ 지자체 내 또 다른 섬?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5.01.3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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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걸고 나서는 퇴근길…세대이주 포기사례도 잇따라
직원·방문객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하긴 하늘의 별 따기

【에너지타임즈】최근 공공기관 지방이전 본격화로 상당수 에너지 공공기관이 해당 지역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 가운데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정주여건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생명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조성된 혁신도시는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직원과 이들 기관을 방문하는 방문객의 불편이 심각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정리되지 않은 혁신도시를 방문한 이들 직원의 가족들이 세대이전을 보류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로 이주한 해당 기관들은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에 의견을 내는 것조차 눈치를 보는 눈치다.

본지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에너지 공공기관이 이전한 광주전남혁신도시(한전·전력거래소·한전KDN·한전KPS)·전북혁신도시(전기안전공사)·경남혁신도시(남동발전)·울산혁신도시(석유공사·동서발전·에너지경제연구원)·대구혁신도시(가스공사)·강원혁신도시(석탄공사) 등에서 취재결과 이들 혁신도시로 이전한 기관의 직원들은 정주여건·접근성 등의 불편을 조심스럽게 호소했다.

최근 혁신도시 정주여건 관련 지난해 12월 11일 21시 30분경 광주전남혁신도시 내 가로등이 없는 진입로에서 길을 건너던 한전 한 직원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나주에 홀로 내려와 안타깝게 목숨을 잃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이 사고가 난 도로는 왕복 4차선으로 광주전남혁신도시 조성과 함께 신설됐지만 이 도로에 가로등은 절반이하로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으로 이주한 한 직원은 “밤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 숙소까지 가는 길이 무섭다”면서 “특히 야근을 하고 퇴근할 때면 마땅한 차편이 없어 걸어가야 하는데 숙소까지 가는 길이 가깝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혁신도시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혁신도시의 한 직원은 “공사차량이 너무 많아 대낮에도 무서울 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존 도시와 혁신도시를 이어주는 대중교통편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직원과 방문객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8일 모 혁신도시 버스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려봤으나 30분이 지나도 버스를 오지 않았다. 우연찮게 지나가는 택시를 타게 됐으나 택시기사마저 혁신도시를 빠져나가는데 진땀을 뺏다. 곳곳의 도로가 막혀 있거나 이정표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한 방문객은 “최근 콜택시를 불렀지만 결국 오지 않아 직원에게 부탁해 역으로 간 적 있다”면서 “버스는 고사하고 콜택시 잡는 것조차 힘들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이전 공공기관 직원의 세대이전에도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일부 직원들이 끊질 긴 설득 끝에 가족을 설득했으나 이들이 혁신도시를 방문한 뒤 이를 번복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자식들이 출가해 집사람과 함께 이전할 계획을 가졌으나 집사람이 혁신도시를 방문한 뒤 다시 고려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아직 애들이 학교를 가지 않아 세대이주를 고려했으나 당장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야하는데 혁신도시 내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한 공공기관은 이 같은 불편이 접수되고 있음에도 지방자치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요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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