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예권, 화려한 경력보다 좋은 연주자
선우예권, 화려한 경력보다 좋은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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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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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선우예권(26)은 화려한 외국 경력보다 국내에 이름이 덜 알려졌다. '2015년 금호아트홀 기획-라이징스타 시리즈'의 첫 번째 주자로 선택된 것을 신호탄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예정이다.

최근 광화문에서 만난 선우예권은 '차세대 연주자'라는 수식에 부끄럽다면서 "그냥 좋은 연주자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놀라운 실력의 연주자는 이미 많다. 나는 가슴을 따듯하게 어루만져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선우예권이 재학 중인 매네스 음대 교수인) 리처드 구드 선생님처럼 큰 연주홀이든 작은 연주홀이든 포근하게 연주하고 싶다."

매번 좋은 성적을 내지만 콩쿠르에 나갈 때마다 부담되지 않으냐는 물음에 "요즘 들어 생각이 많아지고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막상 연주를 시작하면 콩쿠르에 출전했다는 느낌보다 그냥 무대에서 내 것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공부하다 보면 음악적으로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실내악에도 관심이 많다. 2007년 외교통상부 주관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로 코스타리카, 파나마, 과테말라로 이어지는 중남미 3국 투어 연주를 다녀왔다. 2010년 아이다 카바피안과 피터 와일리와 함께 커티스 온 투어를 돌았다.

커티스 음악원에서 1년간 공부한 것이 실내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듀오, 트리오, 콰르텟, 퀸텟으로 연주하면서 제가 무엇을 더 원하는지 알게 됐다. 같은 프레이즈(자연스런 한 단락의 멜로디 라인)라고 하더라도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하면서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준비된 다른 연주자와 함께하니 여러 가지를 배울 수도 있다."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한 이후 특히 일본에서 주목도가 커졌다. 작년 현지에서 음반도 발매한 그는 오는 2월 나고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9월 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음악을 들을 때는 진지하시고 차분하신데 사인회 때 줄을 받기 위해 기다리시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일본은 기분 좋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라이징스타 시리즈'에서 들려주는 모차르트의 로망스와 소나타 8번, 그레인저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중 '사랑의 산책', 리스트 순례의 해 제2년 이탈리아 중 페트라르카의 소네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제2번 등은 선우예권의 화려한 연주와 어울리는 선곡이다. 그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무대다. "사랑, 화남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선곡했어요. 다양한 연주를 들려주고 싶었죠. 일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연이에요."

클래식이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한국이지만 '젊은 연주자' 선우예권은 잠재력을 크게 봤다. "외국 클래식 콘서트 청중은 대부분 나이가 드신 분들이다. 반면, 한국은 젊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 맞춰 유튜브나 SNS로 소통하는 것도 고민했다. 하지만 내가 원체 그런 걸 잘 못 한다. 진실한 연주를 들려주면 언제가 통할 거로 생각한다. 진심은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한다. 진실한 음악가로 불렸으면 한다."

선우예권 독주회 = 25일 오후 5시 부산 소민아트센터 3층 아트홀. '금호아트홀 기획-라이징스타 시리즈' = 29일 오후 8시 서울 금호아트홀. 02-6303-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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