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가는 2008년만 기억에 남기를
<기자의 눈> 가는 2008년만 기억에 남기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12.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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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우리나라를 강타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찬물을 끼얹은 듯 움츠려 있는 듯 하다.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고 대상 공기업들은 서둘러 감원 등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비단 공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간기업도 이러한 경제 한파에 묶여 고심하고 있는 형국이다.

얼마 전 농촌공사가 15%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칭찬을 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이에 이 대통령이 칭찬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업계는 경악했다. 이에 질세라 공기업의 대표격인 한전도 10% 감원을 발표했다. 이어 한수원도 13% 감원을 발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년 된 직원 한 사람이 나가면 신입사원 서너명은 더 채용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고 있다”며 한탄했다.

이 소문에 움츠려드는 것은 오랫동안 회사 일만 해온 직원들. 한 직원은 “이제 자식들이 곧 대학교에 가야하고 부모님도 모셔야 되는데...”라며 연신 담배연기를 뿜어냈고 경력이 얼마 안 된 직원도 “결혼도 하고 아기도 놓아야 하는데...”라고 한숨만 내쉬었다.

임원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공기업 한 임원은 “나야 이제 어느 정도 아이들 교육도 시켰고 돈 들어갈 일이 그리 많지 않지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직원들을 생각하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올해는 바람이 불지 않아도 얼음이 얼지 않아도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구세군의 종소리도 슬프게 들리는 것 같다. 우리 가슴에 1997년만 남아있듯 2008년만 기억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는 크리스마스에는 세상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함박눈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는 2009년에는 대한민국 모두가 가슴을 펴고 웃을 수 있는 한반도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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