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린 한전, 어디까지 가나(?)
정신 못 차린 한전, 어디까지 가나(?)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04.0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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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자회사 편법지원…한전KDN-경영진 도덕적 해이

한전이 자회사를 편법으로 지원하고 한전KDN 감사가 사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등 에너지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공공기관 경영개선 실태’감사를 중간 발표한 결과, 에너지 공공기관 중 비업무용 자산인 토지를 수의계약으로 헐값에 자회사로 매각한 한전과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한전KDN 감사를 적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005년 2월 서울시 중구 행당동 소재 비업무용 토지 1만317㎡를 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세의 1/3수준인 376억원에 감정·매각했다.

사유는 이 토지에 있는 도시계획시설인 지하송전시설을 즉각 지정해제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후 지정해제 하기로 계약한 뒤 감정평가 시 이 시설로 인해 개발행위가 제한됐다고 한 것.

이후 한전산업개발은 지난 2006년 이 토지를 984억원에 민간건설업체에 다시 매각해 608억원의 차익을 낸 뒤 한전은 지난해 3월 이 송전시설에 대해 도시계획시설 지정해제를 요청했고 해당 구청은 같은 해 7월 지정을 해제했다.

이에 한전 관계자는 “공기업의 몸집 줄이기 일환으로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걸쳐 공개입찰 했으나 유찰돼 수의계약을 하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저가로 매각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감사원으로부터 지적 받은 한전KDN 감사는 공휴일·휴가 중 833만원, 스포츠 의료용품 구입 등에 119만원 등 업무추진비 총 1130만원을 사적용도로 사용했다. 또 공휴일에 업무차량을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유류비 1000여만원을 회사 경비로 집행한 것 등이다.

이외에도 이 감사는 지난 2006년 3월 임명된 후 ‘2008년 1월 국회의원 출마 기자회견 등 정치활동을 위해 주중 총 14회에 걸쳐 출마 예정지를 방문했고 선거사무소를 개소한 2월부터 낙천 된 3월까지 공천을 받기 위해 15회 이상 정당을 방문하는 등 직무태만도 지적 받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원은 앞으로 공공기관의 만성적인 방만 경영 폐단이 근원적으로 시정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번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방만 경영을 초래하거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임직원에 대해 개별적인 책임을 규명해 엄중 문책조치 할 예정”이라며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각 기관의 경영혁신 노력을 지속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달 10일부터 한전, 가스공사 등 31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직·인력운용, 예산집행, 주기능·주사업 수행, 자회사 설치·운영 등 경영전반을 점검하는 ‘공공기관 경영개선 실태’감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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