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럽의 신재생에너지 대량도입에 따른 영향
[기고]유럽의 신재생에너지 대량도입에 따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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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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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전력거래소 부장-
【에너지타임즈】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화석연료의 고갈 내지는 화석연료비 상승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많은 국가가 신재생에너지를 대량 도입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도입 수단으로는 대부분 가장 효과적으로 여겨지는 FIT(Feed in Tariff)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독일, 이태리, 스페인을 중심으로 FIT에 의한 신재생에너지를 대량 도입한 결과, 최종 수용가의 전기요금 상승이 과다해 최근에는 계속해서 FIT요금을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FIT를 도입하고 있는 EU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있어서 보조금이 또 다른 보조금을 초래해,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상승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장기적인 투자가 부진하게 되어 향후 전기 공급부족으로 인한 정전위험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대량도입이 EU위원회나 각국 정부, 전력업계나 투자자, 그리고 수용가(소비자) 모두가 각각 서로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모습을 거듭하고 있다.

몇 달 전 EU는, 영국의 대기예비력 발전용량으로서의 용량옥션제도인 capacity mechanism에 대해 새 보조금 가이드라인 하에서 처음으로 승인을 해주었다. 영국은 이와는 별도로 원자력에 대해서도 보조금 지급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FIT등에 의한 강력한 보조금과 신재생에너지의 우선공급의무에 따라 출력이 불안정한 풍력이나 태양광 도입량이 증가할수록,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고 계통을 안정시키기 위해 적정규모의 가스발전이나 석탄 발전소에 대한 신규 투자도 병행되어야 하나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신재생에너지가 과도하게 공급되다보니 도매전력시장에서의 시간대별 가격이 급락해 재래식 발전소에 대한 신규투자는 고사하고 기존 발전소도 수지 악화로 점차 폐쇄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수급 조절용 전원으로, 재래식 발전소를 대기예비력으로 중장기에 걸쳐 확보하기 위한 제도가 capacity mechanism으로 이 또한 다른 형태의 보조금제도로 볼 수 있다.

물론, 전력수요가 신재생에너지와 베이스 전원에 의한 발전량을 크게 웃도는 시간대는 도매가격이 상승하므로, 그 기간에는 재래식 발전소를 가동시켜도 수지를 맞출 수 있고, 또 수용가의 수요반응(DR) 기능이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capacity mechanism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도 많이 있다.

그러나 EU국가들의 현실은 기존 화력발전소, 특히 가스화력 발전소가 잇달아 폐쇄되고 있으며, 또 신규 화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는 사라지고 DR도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영국처럼 대규모 capacity mechanism을 조기에 도입하지 않으면 몇 년 이내에 대규모 정전사태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영국의 이러한 capacity mechanism과 유사한 용량요금제도는 독일을 비롯해 다수의 EU국가들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EU전반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이 제도가 석탄화력이나 원자력에 대한 수명연장 정책이 되거나 시장을 왜곡시킨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력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의 시각은 FIT를 포함한 모든 보조금을 폐지하고, CO2감소 방안은 EU ETS의 근본적으로 개혁해 단순화하고, 시장기능을 최대한 살리지 않는한 다른 임시 조치는 향후 매우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capacity mechanism자체가, FIT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도입이라는 시장을 왜곡시키는 제도에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유럽이 신재생에너지와 capacity mechanism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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