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부산에 커피전문점 2호점 오픈?
한수원, 부산에 커피전문점 2호점 오픈?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12.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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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자 ‘경영진’…2년 지켜본 뒤 추진여부 결정하자 ‘실무진’
7월 홍보물 제작에 원전·커피 공통점 부각시켜 빈축 사기도

【에너지타임즈】한수원이 지난달 서울 종로에 커피 빈과 함께 ‘에너지 팜’을 오픈한데 이어 부산에도 에너지 팜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수원 내부에서마저 의견이 상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주)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커피 빈(The Coffee Bean)과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종로2가에 위치한 서울YMCA빌딩 1층에 ‘에너지 팜(Energy Farm)’을 오픈한데 이어 두 번째 에너지 팜을 고리원전이 위치한 부산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수원 경영진은 좋은 사업이라고 판단한 뒤 두 번째 에너지 팜을 서두르는 한편 실무진은 첫 번째 에너지 팜이 지난달 오픈한데다 아직 피드백이 많이 축적되지 않음을 감안할 때 2년가량 첫 번째 에너지 팜을 운영해 본 뒤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원론적인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경영진과 실무진 간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한수원 내부에서도 실효성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직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우리가 커피회사도 아니고 왜 커피를 팔아야 하느냐”면서 돌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석 한수원 사장 취임 이후 내부직원공모를 통한 문화혁신아이디어가 에너지 팜의 기본이 됐으나 추진과정에서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이 아이디어는 스테이션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장 한수원이 부산에 에너지 팜을 조성할 경우 종로의 에너지 팜과 유사한 방법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수원은 첫 번째 에너지 팜 조성과 관련 100평 남짓한 서울YMCA빌딩 1층 공간의 보증금과 매달 임대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반면 커피 빈은 에너지 팜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투입한다. 또 에너지 팜 조성에 한수원과 커피 빈은 절반씩의 비용을 부담했다.

만약 부산에 에너지 팜 조성이 서둘러 진행될 경우 첫 번째 에너지 팜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고 부산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고 지가가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수원의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수원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뒤 만약 부산에 에너지 팜을 조성하게 될 경우 콘텐츠 등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수원은 지난 7월 홍보물(사진)을 만들면서 원전을 커피에 비교해 빈축을 사는 등 커피와의 아픈 인연을 겪은 바 있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커피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경향신문은 시민단체는 물론 한수원 내부에서조차 무리한 홍보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은 ‘커피와 원자력?!’이란 글을 올렸고 이 홍보물은 ‘커피를 사랑하는 원자력인’으로서 ‘일상을 움직이는 힘’인 커피와 원자력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다중 방호벽과 저렴한 원가를 커피와 원전의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생두 외벽은 내부를 보호하지만 원자로 방호벽은 방사능 물질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커피와 원전을 무리하게 연결 짓다 보니 엉터리 비유가 나왔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기업이 환경에 유해한 활동을 하면서 친환경적인 것처럼 광고하는 ‘그린워시’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는 찌꺼기는 방향제로라도 쓰는데 원전 가동 후 나오는 고준위 폐기물은 처리방법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등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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