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쓰레기가 자원이 된다면 어떤 일이?
<현장르포> 쓰레기가 자원이 된다면 어떤 일이?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11.06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원회수시설·지역난방공사 하늘·노을공원 지키는 버팀목
【에너지타임즈】그 동안 서울의 한 귀퉁이에 위치하면서 서울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매립하던 곳이 서울을 대표할만한 명소로 거듭났다.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 그곳인데 이곳에 서울시민의 발길이 연중 끊이질 않는다. 쓰레기 매립장에(?).

하늘공원은 19만㎡ 난지도 중 가장 토양이 척박했던 지역으로 쓰레기매립지 안정화공사를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 북쪽으로 억새풀을 심어 시민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낮은 키 초지에는 엉겅퀴·제비꽃 등이 심겨져 있다. 또 가장 높은 곳에는 서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노을공원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문화예술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조각작품·전망테크 등과 넓은 잔디밭이 볼만하다. 특히 고라니·삵·너구리 등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생태보고로 거듭났다.

이곳은 지난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서울시민이 버린 쓰레기로 2개의 거대한 쓰레기 산이었다. 당시 9200만 톤에 달하는 폐기물이 매립돼 있었으며, 먼지와 악취뿐만 아니라 매립된 쓰레기 더미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해 크고 작은 화재가 수시로 발생하는 서울의 골칫거리였다.

지난 5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전문신문 기자단을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두 개의 거대한 쓰레기 산이 두 개의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을 살펴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먼저 이곳에 매립되던 서울의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에 위치한 마포자원회수시설과 지역난방공사 서울중앙지사에서 소각된 뒤 지역난방열로 전환돼 난방연료로 활용되고 있다. 난방연료가 곧 쓰레기인 셈이다.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용산·중구·종로구·서대문·마포구 등에서 발생하는 하루 750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수거한 후 소각한다. 서울에만 이 같은 시설이 4곳이나 있다고 한다.

소각로를 통해 쓰레기를 소각하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을 폐열보일러로 증기를 생산하게 되고 이 폐열보일러에서 생산된 증기는 마포자원회수시설 내 설치된 발전설비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연소가스설비 등 이곳에 일부 사용되고 나머지는 한전에 판매되고 있다. 또 이 발전설비 가동 후 배출되는 중온수는 지역난방공사에 공급된다.

이뿐만 아니라 폐열보일러에서 생산된 증기가 자체 발전설비에 소모되고 남는 증기는 지역난방공사에 공급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서울중앙지사는 마포자원회수시설에서 나온 증기와 중온수를 비롯해 매립지에서 포집한 메탄가스인 LFG 등을 이용해 지역난방열을 만든 뒤 마포·여의도·서대문·용산·서초 등 일반가정과 국회·한국방송공사·월드컵경기장 등 주요 공공기설에 지역난방열을 공급하고 있다.

그 동안 이곳에 매립된 메탄가스로 발생했던 화재가 없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곳에 악취와 메탄가스로 인한 피해가 없어지자 야생동물들이 살아가기 시작했다. 자연이 살아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 셈이다.

이곳에 106개의 매립가스포집시설이 하늘·노을공원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 매립가스포집시설은 최대 60미터 깊이까지 파이프가 연결돼 LFG를 포집하고 있다.

특히 지역난방공사 서울중앙지사는 지사 내 빙축열시설로 4.4℃의 냉수를 만들어 상암DMC 등에 냉방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방식은 지역난방열을 공급해 냉방을 하는 방식과 달리 직접 냉수를 공급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이처럼 서울의 골칫거리였던 난지도는 쓰레기가 순환되면서 에너지가 되고 그 결과 생태계가 살아나는 이른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원순환 사이클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