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너지현장을 가다>
사용후연료, 다시 원전 연료로 사용한다
<일본의 에너지현장을 가다>
사용후연료, 다시 원전 연료로 사용한다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12.0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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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0년 16∼18기 원전 MOX 연료 전량 공급
공장 벽, 비행기와 정면충돌하더라도 견딜 수 있어

① 작지만 충실한 에너지 전시관
② 원전의 꿈이 이루어진다(上)
③ 원전의 꿈이 이루어진다(下)
④ 한눈에 보는 전력산업
⑤ 과학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지난주 일본의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하 방폐물)을 살펴본데 이어 이번 주에는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시설 내 재처리공장과 고준위 방폐물 저장관리센터를 둘러본다.


솔직히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 몇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고서야 재처리공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사진촬영은 정해진 장소를 제외하고 엄격히 규제되고 있었다. 어찌 보면 공항을 이용하거나 국가의 중요시설을 방문하는 것만큼이나 까다롭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기자는 이 시설을 보는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이 원전 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봤다. 물론 일본도 아직 숙제는 남아 있는 듯 하다. 재처리공장은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사용후연료를 영구히 보존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것 같다.

일본은 일찍이 재처리 정책을 채택했다. 사용후핵연료 습식 재처리와 MOX 핵연료 개발, 고속로 연구 등 핵연료주기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고 이와 더불어 재이용 연구개발과 병행해 재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폐물을 심지층에 처분하는 것을 기본 정책으로 삼고 연구를 추진해 왔다.

지난 2000년 10월 고준위폐기물 전담기구인 NUMO(Nuclear Waste Management Organization of Japan)가 발족됐다. 또 고준위폐기물에 포함된 방사성동위원소를 재사용하고 장수명 핵종을 안정되거나 단반감기의 핵종으로 핵변환하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준공을 눈앞에 둔 제처리공장의 목적은 원자력 연료를 최대한 재활용하는 것. 오는 2010년부터 18기 원전에 재처리로 생산된 원전 연료를 전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아카사카 일본원연 홍보부장은 밝혔다.

이 공장은 지난 1993년 공사를 시작해 15년 만에 시운전 중으로, 일본 원전에서 연간 발생하는 1000MtU 중 800MtU를 이 시설에서 재처리할 수 있다.

아카사카 부장은 “시운전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재처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설 허가가 난 시설을 짓는데 15년이 걸린 이유는 안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공장의 모든 벽은 두께 2m의 콘크리트로 돼 있어 비행기와 정면충돌하더라도 견딜 수 있다고 아카사카 부장은 밝혔다. 이미 외국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실험을 한 바 있고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보여줄 수 있다고 그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 공장의 시설 대부분은 지하 20m에 위치하고 있다. 폭탄이 투하되더라도 안전하다는 것이 일본원연측의 설명이다.

이날 기자가 본 것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혼합산화연료인 MOX(Mixed Oxide Fuel) 성형가공시설. 아직 시설이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오는 2010년 완공된다고 한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재활용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아카사카 부장은 말했다. 그 동안 일본도 프랑스와 영국에서 재처리한 7000MtU 사용후연료부터 가공하고 그 이후에 자국에서 발생한 것을 처리하게 된다.

800MtU의 사용후연료를 가공하면 8MtU 가량의 플루토늄이 생산된다고 한다. 여기에 산화우라늄을 혼합하면 16MtU의 연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중 연료로의 활용률은 60%정도라고 한다.

재처리공장과 고준위방폐물 저장관리센터는 약 380만㎡  부지에 건설돼 있으며 재처리공장은 지난 2006년 조업을 시작했고 100만kW급 원자로 30기에서 발생하는 사용후연료를 처리할 수 있다.

고준위폐기물 저장관리센터는 지난 1995년 조업을 시작했으며 1440개의 유리고화체(캬니스타)를 저장할 수 있고 앞으로 2880개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아카사카 부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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