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에너지현장을 가다>
“히로시마 원폭피해에도 불구하고
세계 3위 원전 대국으로 성장”
<일본의 에너지현장을 가다>
“히로시마 원폭피해에도 불구하고
세계 3위 원전 대국으로 성장”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11.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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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확대의 축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시설’
① 작지만 충실한 에너지 전시관
② 원전의 꿈이 이루어진다(上)
③ 원전의 꿈이 이루어진다(下)
④ 한눈에 보는 전력산업
⑤ 과학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원전대국으로 갖춰야 할 것은 모두 갖춘 나라 일본.

시찰 2일째, 기자단은 일본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시모키타반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시설을 방문했다. 이 지역은 일본의 수도인 동경에서 북쪽으로 700km 떨어진 곳이다.


이 시설은 PR센터와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매설센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관리센터, 우라늄 농축공장, 재처리 시설 MOX연료공장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일본원연(주)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85년 일본원연산업(주)로 발족해 지난 1992년 일본원연서비스(주)와 합병했으며 주주는 일본 9개 전력회사와 일본원자력발전(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19일 일본에도 첫눈이 내렸다. 온종일 내리는 눈 때문에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시설 방문이 취소되는 건 아닌지 잠시 긴장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인적인 뜸한 외지가 아니라 마을들이 즐비한 작은 도시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는 길이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설원의 아름다움도 기자의 눈의 즐겁게 했지만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을 좀처럼 진정시킬 수 없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도 경주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건설하고 있다.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시설로 가는 길. 우선 일본의 원자력산업을 잠깐 살펴보기로 한다. 히로시마 원폭피해로 아픔을 겪은 일본. 그러나 일본은 세계 3위의 원전대국으로 자리잡았다.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생활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에서 오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봤다.

일본에 원전산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석유파동 이후. 일본은 이후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일본은 원자력 이용에 따른 위험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관리·방재정책을 추진했다. 또 입지지역의 진흥대책과 안전성 등에 대한 국민이해 증진활동을 벌여나가며 원자력산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 결과 지난 1966년 7월 도카이원전이 첫 상업운전을 시작했으며 지금은 총 55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다. 발전설비용량은 4958만kW.

기자가 본 이 시설의 첫인상은 보안이 철저하다는 것. 축구로 따져보자면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정도. 이날 안내를 맡은 아카사카 다케시 일본원연 홍보부장은 IEA를 비롯해 보는 눈이 많아 철저한 보안은 기본이라고 자랑했다.


기자단이 도착해 첫 방문한 곳은 PR센터. 이곳에는 원자력연료사이클시설을 축소한 모형 등으로 방사성폐기물 처분 전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3층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이 시설을 한 눈에 모두 볼 수 있다. 일부 시설은 지하에 매설돼 있어 전망대에서 보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런지 위험시설물이라는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하에 건물들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것.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시설과 더불어 이 지역은 바람의 질이 좋아 대단위 풍력발전기도 장관을 이뤘다. 무려 56기나 된다고 한다. 이뿐인가, 석유비축기지도 눈에 들어왔다. 아카사카 부장은 당초 이 지역에 화학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석유파동 이후 무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다 들은 기자단이 시설 안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간 곳은 우리나라에서도 건설 중인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경주에 건설되는 방폐장은 동굴처분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일본은 천층처분방식을 채택했다.

일본에서 채택하고 있는 천층처분방식은 8m 깊이로 판 암반층에 6m 높이로 세운 콘크리트 구조물 내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쌓고 그 위를 12m 높이까지 벤트나이트 혼합토와 흙으로 복토하는 방식이다.

가까이서 본 기자는 정말 저 안에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들어있을까라는 의문이 들만큼 안전해 보였다. 물론 내진설계는 기본이라고 아카사카 부장은 강조했다. 우리나라 방폐장의 경우 동굴식이다 보니 일본보다는 더 안전할 것이란 생각도 잠시 들었다.

이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무츠오가와 항구까지 전용선박으로 운반해 항국에서 처분장까지 전용도로를 이용해 차량으로 운반된다. 이후 철저한 검사를 거쳐 처분된다.

이 곳에서 처분할 수 있는 양은 300만드럼이다. 지금은 1단계로 40만드럼을 처분할 수 있도록 인허가를 받은 상태.

다음 호에는 로카쇼 원자연료사이클시설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관리센터와 재처리 시설 MOX연료공장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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