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나의 행동이 곧 자원외교’
<기자의눈>‘나의 행동이 곧 자원외교’
  • 윤병효 기자
  • ybh15@energytimes.kr
  • 승인 2008.11.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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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의 3000여개 섬으로 이루어진 베트남의 하롱베이는 마치 용이 내려앉은 모습과 같다해 하롱(下龍)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곳의 경치는 매우 뛰어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외국인들이 관광지로 찾고 있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그러나 하롱베이는 겉모습과 달리 안으로는 많은 상처를 안고 있다. 바로 광산 때문이다.

이곳 주변에는 광물자원이 풍부해 예전부터 광산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지금은 개발 후유증으로 곳곳에 시뻘건 녹물이 흘러내리고 산이 파헤쳐져 복구 작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베트남 정부는 광해방지 작업을 서두르기 위해 지난 7월 우리나라의 광해관리공단으로 찾아와 기술협력을 요청했다.

우리나라의 광해방지 기술은 많이 향상되긴 했지만 일본이나 기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뒤처지는 편이다. 그런데 베트남은 왜 우리나라를 택했을까? 권현호 광해공 기술연구센터장은 양국의 끈끈한 역사적, 문화적 친밀감이 큰 작용을 했다고 말했다.

기술요청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베트남 공무원들은 광해공 직원들에게 화산이씨(花山李氏)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화산이씨의 시조는 고려시대 사람인 이용상(李龍祥)으로 그는 원래 안남국(현 베트남) 리 왕조의 왕자였다. 현재의 베트남 사람들은 자국에 리 왕조의 후손이 없어 대가 끊긴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 후손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무척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고 한다. 몇 년 전에는 화산이씨의 종친회장을 베트남으로 불러 리 왕조에 대한 제를 올리고 이 모습을 TV로 중계하기도 했다.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에는 현재 한류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고 가수 원더걸스, 비 등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대접을 받는 스타다. 특히 베트남에는 아예 우리나라의 예능PD가 직접 진출해 방송콘텐츠를 만들고 있을 정도다.

우수한 대중문화를 필두로 아시아 전역에서 불고 있는 한류바람은 분명 우리나라의 자원 외교에 있어 호감과 신뢰를 쌓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승기류에 찬물을 끼얹는 일도 있다. 동남아인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관광과 왜곡된 국제결혼,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처사 등은 우리가 그동안 쌓아놓은 좋은 이미지를 깎아 내리고 있다.

정부가 자원의 자주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관련기관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고치지 않고서야 모래위에 성을 쌓는 일이 될 것이다. 자원 강국이 되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 모두가 자신의 행동이 곧 ‘외교’라는 마음으로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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