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 된 독립사업부제, 송전도 통합
검증 안 된 독립사업부제, 송전도 통합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08.11.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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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션츄어, 지점과 전력관리처 물리적으로 통합한 3개 안 제시
전력노조, 사측과 합의한 적 없어…조합원 의견 취합해 대응
한전에서 추진하는 독립사업부제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가운데 독립사업부제를 송전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지자 노조가 사측과 협의한 적 없다며 반발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전력공사와 전국전력노동조합(이하 전력노조)에 따르면 그 동안 한전 경영선진화추진실을 중심으로 한전의 조직개편안이 수립돼 왔으며 한전은 엑센츄어에 ‘한전 조직운영혁신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 지난 14일 한전 경영선진화추진실과 용역업체인 엑센츄어는 전력노조에 용역 중간결과를 설명했다.

엑센츄어에서 설명한 용역 중간결과는 지점과 전력관리처를 물리적으로 통합한 것을 기본 전제로 안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엑센츄어는 2∼3개 지사와 전력관리처를 통합하는 대통합사업부를 구성하는 것이 골자로 총 3개 안을 전력노조에 제시했다.

1안은 건설분야를 분리하고 송전·배전·판매를 통합하는 것. 이 안은 지역의 지점 광역화와 배전·판매지점과 전력관리처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지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현 지사와 전력관리처의 인사·총무·기획·감사 기능의 대통합사업본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2안은 건설을 포함한 송전·배전·판매 통합하는 것으로 1안과 거의 유사하나 건설업무의 경우 현재와 같이 2차 사업소에 유지하는 것을 기본적인 것으로 삼고 있다.

3안은 행정구역과 연계한 권역별 전력관리처를 유지하는 것. 이 안은 송전·배전·판매를 통합한 새로운 개념의 지사를 설립한다. 또 행정구역과 연계된 권역을 대표하기 위해 대통합사업본부 아래 권역별 전력관리처를 유지하는 안이다.

이 안은 배전분야에서 송전분야까지 아우르는 독립사업부로 현재 독립사업부와 지사로 나눠진 한전의 배전·판매·송전 등으로 통합하는 것. 이에 따라 직군 통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여 노조원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독립사업부 출범과 함께 2년 간 독립사업부제와 현 지사체제의 이원적 체제로 운영한 후 성과분석으로 독립사업부 확대 등 경영효율 제고방안을 검토키로 했으나 아직 아무런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직 독립사업부제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안 된 상태”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번 용역 중간결과를 놓고 한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전체적인 방향을 논의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조도 “이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라며 “사측과 협의를 거치고 조합원의 의견을 취합하는 등 적절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력노조는 지난 7일 사업부제 및 선진화방안에 대해 회사측에 특별노사협의회 개최를 요청한 상태로, 11월 중 노사협의체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이에 앞서 각 지부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긴급 중앙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 10일 발표된 독립사업부 개편과 지점광역화, 영업인력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한전 경영효율화방안과 정부의 공공기관 효율성 10% 향상 방침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자연스럽게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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