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럽내 전기요금 상승의 원인
[기고]유럽내 전기요금 상승의 원인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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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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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전력거래소 전략기획팀 부장>
2000년 이후 상승세로 들어선 유럽의 전기요금 상승추세는 최근에도 계속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EU회원국 평균 가정용 전기 요금은 05년부터 13년까지 36% 올랐고, 특히 영국의 전기요금은 동 기간 거의 두 배(약 98%)로 상승했다.

유럽내 전기요금 상승의 주요원인은 무엇일까? 정치가와 소비자 단체는 전기요금이 상승세로 돌아선 뒤 한동안 그 이유를 기존 사업자가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치가와 일반소비자도 차츰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전기요금 상승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13년 5월 유럽위원회는 에너지 가격과 비용의 상세 분석결과를 14년 1월에 공표했고, 이와는 별도로 전력업계 단체인 EURELECTRIC도 금년 5월 비슷한 조사 결과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두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기요금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조세 공과금으로, 2008~2012년간 조세 공과금은 31퍼센트 올랐다. 그 다음으로 네트워크 비용이었고, 발전비용은 미미했다. 발전비용이 미치는 영향이 낮은 것은 신재생에너지의 대량 도입으로 도매전력시장 가격이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의 가정용 전기요금의 약 60%를 조세 공과금과 네트워크 비용이 차지해, 시장에서 결정되는 에너지 가격 비용은 40%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기요금에서 차지하는 네트워크비용과 조세 공과금 비율이 이처럼 큰 것은 신재생 에너지의 급증과 관련 있으나, 지금까지 유럽 위원회는 신재생에너지가 전기 요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충분할 정도의 분석보고서를 내 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공표된 보고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대량 도입은 도매 전력의 침체를 가져오고 있고, 네트워크비용과 조세 공과금의 증대를 초래해 결과적으로 전기 요금 상승을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을 크게 시사하고 있다. 또 소매 요금의 대부분이 세금과 규제(네트워크비용과 조세공과금)로 정해져 있어, 소매 사업자가 요금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은 실정이다. 2007년 이후 유럽내 전력시장 자유화는 완전히 개방, 진행되었지만, 위에서 본 문제 등으로 도매전력시장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영향 등으로 독일 정부는 전기요금 상승으로부터 가정용 수용가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급 사업자를 변경하도록 권하고 있고, 그 결과 독일 가정용 수용가의 공급사업자 변경율은 크게 증가했다. 시장체제에서 이 같은 공급사업자 변경이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선불요금제의 저렴한 요금을 미끼로 고객을 확보한 소매업자가 도산(2011년 Teldafax가 75만호, 2013년에는 Flexstrom이 60만호)해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어 신규시장참여자와 시장에 대한 신뢰감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요금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규제 당국은 무엇보다도 조세 공과금 중에서도 요금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전원 지원비용을 저감시킬 필요가 있어 이 들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 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2050년 소비전력의 8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자 하는 유럽 주요국가의 향후 대응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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