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MB정부의 그린홈 백만호 사업에 바란다
<칼럼> MB정부의 그린홈 백만호 사업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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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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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호 한밭대학교 부교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축사를 통해 신정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였다. 반갑게도 새정부의 핵심 성장동력을 지속가능성의 녹색성장에 두겠다고 한다. 이를 위한 달성전략으로 4개 과제를 제안했는데 이중에서 아무래도 주택사업인 그린홈 백만호에 제일 관심이 갔다.

구체적인 세부 실천방안은 추후 발표되겠지만 일단 태양열,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2020년까지 100만호의 주택을 그린홈으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선언이다.

에너지원별로 보면 태양광주택을 약 40만호, 태양열과 지열을 각기 30만호씩 보급하고 일부 연료전지 적용 주택도 4000세대 정도를 구상하고 있다.

건물을 대상으로 설치목표를 설정하고 보급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은 이미 국외에서 많이 활용되었던 방식으로, 미국의 클린턴 정부시절 2010년까지 13년 동안 100만개의 지붕에 태양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하겠다는 Million Solar Roofs(MSR) 사업이 대표적이다.

1997년 6월26일 클린턴 대통령은 UN의 환경 개발 분야 연설에서 MSR Initiative를 발표하고, 이를 통해 2010년까지 신기술 분야에 약 70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정 태양에너지원을 통해 온실가스 방출을 완하시키며, 이분야 세계시장에서 미국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보다 구체적인 세부 기술분야별 기술적 목표도 수립하였는데 태양광의 경우 주거용은 0.5kW, 학교 및 교회는 1kW, 상업건물은 2kW를 표준 설치용량으로 설정하였으며, 태양열의 경우 주거건물 급탕은 1kW 또는 2㎡, 주거건물 수영장 난방은 10㎡, 상업건물 급탕은 2kW 또는 4㎡, 상업건물 수영장 난방은 40㎡로 설정하였다. 또한 태양열 난방의 경우는 4kW 또는 10㎡의 용량을 표준으로 제시하였다.

약 10년이 흐른 지난 2006년의 MSR의 실적 통계를 살펴보면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총 377,000기의 태양열 급탕 및 태양광(PV) 시스템과 수영장난방 시스템이 설치 보급되었다.

용량으로 보면 200MW의 계통연계 PV와 200MWth의 태양열온수급탕 규모에 다다른다. 또한 23,000-31,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가시적 보급 성과도 중요하지만 MSR에서 추구했던 실질적 기대효과는 이러한 정부사업을 통해 솔라시스템 시장의 보급기반 관련 제반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데 있었다.

태양에너지의 보급활성화를 위해 관련 시설 또는 장비의 직접적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인적자원에 적극 투자를 한 것이다. 실제로 이사업을 통해 대규모의 다양한 협력체계가 형성된 효과를 보았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전국의 94개 연합이 DOE와 공식 파트너로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안에는 971개의 개인기업, 전력회사, 시공개발사, 비영리 기관 및 정부기관이 포괄된 것으로, 모두 설정된 태양에너지 시스템의 설치 목표 달성을 위해 자발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참여자의 성격도 다양해, 전기 및 가스회사, 건축가, 시공자, 개발사업자, 태양에너지 장비 생산자, 소매 도매업자, 은행 및 신용기관, 노동조합, 정부 관련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MSR을 통해 나타난 기술적 장애요인으로는 시스템 고비용의 문제, 소비자의 인식 및 이해도 부족, 숙련된 설치자, 검수자 및 제조 노동인력의 부족, 태양에너지 응용주택에 대한 선행 사례 및 기준의 부족, 건축설계와 태양에너지 시스템의 통합지식의 부족, 추가 보조금 및 금융지원의 문제, 종합적인 주택에너지 성능개선과의 연계 문제 등이 제기되었다.

각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으며, 시스템의 공동구매, 홍보비디오 제작 보급, 전시효과가 큰 데모 사이트 운영, 지속적인 교육 사업과 인증 면허 제도 운영, 건축설계자의 교육,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와의 연계 운영 등을 좋은 사례로 예시하고 있다.

새로이 100만호 사업을 착수하는 우리로서는 매우 귀중한 선행 경험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백만솔라루프 사업과 유사하게 국내에서도 이미 2004년부터 태양광 주택 10만호 보급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

정부가 가정용 태양광주택 시설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것으로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 10만호 주택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토록 하는 것이다.

2008년 6월말까지의 보급통계를 보면 1만5천호 정도에 PV시스템이 설치되었다. 4년여의 시점이 지났지만 아직 달성목표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내년 부터는 연간 최소 1만호 이상 단위의 보급이 이루어 져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벌써 올해 보급목표의 달성조차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으로 보면 수천호의 보급실적이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가구당 0.2kW를 적용하는 공동주택의 허수가 포함되어 있으며, 국제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설치비용의 현실화가 이루어 지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태양광 보고금 비율의 인하계획으로 인해 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있는 실정이다.

물론 10만호 보급사업의 2012년 목표는 100만호 그린홈 계획으로 인해 재조정되겠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여건의 연간 보급목표의 현실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06년 통계를 기준해 우리나라의 총 주택수는 1,353만호로 집계되었다. 미국의 총 주택수가 약 1억3000만호, 일본의 주택수는 4,700만호이기 때문에 미국은 우리의 9.6배, 일본은 3.5배의 주택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한해에 신축되는 연간주택 건설실적은 2006년이 47만호였으며, 그전 통계를 보면 대략 연 40만-50만호의 신축주택이 건립되고 있다. 미국의 Million Solar Roof 사업은 미국내 총 주택수의 1%를 대상으로 13년 동안 100만개의 설치목표를 수립한 것이다. MB정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100만 그린홈의 계획으로 본다면 동일한 13년 기간동안 국내 총 주택수의 7.5%로 미국 목표의 약 10배 수준에 해당하는 것이다.

연간 동일규모로 보급한다고 가정해 볼 때 연 7만7천세대를 13년간 보급해야 2020년에 100만호가 되는 것이다. 연간 신축주택 규모를 50만호로 보더라도 총 신축주택의 15% 정도를 그린홈으로 건립해야 하는 목표이다. 실제로 2005년까지 약 8년간 운영한 미국의 MSR 보급실적이 38만호라는 점을 볼 때도 우리나라 여건에서 100만호라는 수치는 매우 원대한 목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하지만 정부의 확실한 의지만 있다면 아무리 높은 목표라도 달성하지 못할 것은 없을 것이다. 100만호라는 상징적 목표를 제시하고 최대한 노력을 경주한다면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되어온 형태 그대로의 방법 및 자세를 통해서는 절대 수월하게 달성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보다 치밀하고 종합적인 달성계획의 수립 및 강력한 추진을 통해 정말 2020년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100만개의 그린홈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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