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여년 뼛속까지 발전엔지니어…교육원서 제2의 인생
34여년 뼛속까지 발전엔지니어…교육원서 제2의 인생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6.18 18: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박흥실 한국발전교육원 원장>
기술·사무직 넘나들면서 경험 축적해
인생발전 실천습관 키우는 저서 집필
취임 이후 간부급으로 교육영역 확대
당면과제 대대적 교재개편 등 손꼽아


[태안=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뼛속까지 발전엔지니어로 살아 온 지난 34여년.

우리나라의 화력발전분야 역사를 고스란히 경험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한 발전엔지니어가 발전회사에 입사하는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나는 좋은 직업을 선택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좋은 직업을 선택했고, 개인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자 직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이 같은 말을 끊임없이 외치는 주인공은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주) 등 발전5사 신입직원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한국발전교육원 수장. 바로 박흥실 한국발전교육원 제10대 원장이다.

박 원장은 발전교육원의 가장 큰 역할은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언급한 뒤 발전5사에 종사하는 직원이라면 발전설비·건설·안전사고예방 등을 속속들이 알아야 하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면서 발전교육원의 존재가치를 명쾌하게 설명했다. 또 발전교육원 조직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의지를 높이는데 역량이 집중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단하면서도 현실에 와 닿는 그의 경영철학이다.

34여년 발전엔지니어로 전국 곳곳에서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함께 땀을 흘린 동료들이 있어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 그는 퇴근 후 태안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곧잘 사색에 잠긴다고 한다.

본지는 우리나라 화력발전분야 인재육성의 산실인 발전교육원 최고경영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를 지난 16일 만났다.



지난 1979년 박 원장은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했다. 발전엔지니어로 첫발을 내딛은 것.

그 동안 그는 동해화력·서천화력·하동화력 등 전국 곳곳의 발전소에서 건설·시운전·운전 등 발전엔지니어로 근무한 뒤 2001년 한전에서 발전5사가 분사되면서 한국중부발전(주)로 자리를 옮겨 인천화력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그의 발전엔지니어 삶에서 주목할 만한 경력은 엔지니어이면서 중부발전의 경영개선팀장을 맡았다는 것.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발전5사 분사 이후 처음으로 초급간부가 아닌 엔지니어가 사무직 자리였던 경영개선팀장을 맡은 것인데 이는 기술직군과 사무직군 간의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원장은 “발전5사 분사 후 기술직군과 사무직군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회상했다. 당시 분사 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는데 경영개선팀장으로써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해 4월 박 원장은 발전교육원 제10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몸담고 있는 발전교육원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유일의 화력발전분야 전문교육기관이다. 발전5사 직원이라면 반드시 이곳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얼마 전 박 원장은 ‘성공하고 싶다면 습관을 만들어 보자’란 주제의 ‘안심·몰입·독서’란 이름의 작은 책자를 집필했다.

박 원장은 첫발을 내딛는 후배나 현재 발전5사에 근무 중인 직원, 이밖에도 발전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생들에게 직무에 충실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자를 집필하게 됐다고 했다.

이 책자를 통해 박 원장은 “사람의 일생은 경쟁의 연속”이라면서 “이러한 경쟁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지나친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나아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기 기본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 끝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책은 사람들이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필요한 명상요령과 문제풀기에 유용한 몰입, 사고의 틀을 바꿔주는 독서에 대해 소개하는 등 인생의 발전을 위해 실천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데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박 원장은 남을 지도하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가치관으로 독서·성찰·실천 등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의 정신고양에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독서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원장 취임 후 발전교육원의 교육영역도 기존 발전5사 신입직원과 현장엔지니어 중심에서 간부급으로 확대됐다.

박 원장은 “발전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간부의 의사결정능력”이라면서 “이 교육은 이들에게 의사결정방법을 배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발전회사 간 기술협력 등 인적네트워크를 확보함으로써 동반성장할 수 있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이들은 반드시 안전사고 등과 관련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기법 등을 갖춰야만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 등에 대응할 수 있고 그로 인한 2차 피해와 큰 재난을 피할 수 있다”고 이 교육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민간발전회사 소속의 발전엔지니어에 대한 교육도 이곳 발전교육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발전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교육생은 연간 3만5000명에 달하며 이중 40%가량이 민간발전회사 소속 엔지니어라고 한다.

박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 화력발전산업의 발전을 위해 민간발전회사 소속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발전설비 운영·정비에 관한 이론과 실습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국가공인자격증은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자격증을 만들어 교육생에게 수여함으로써 이들에 현장에서 인센티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민간발전회사 소속 엔지니어의 교육 참여도를 높여보자는 취지이나 크게는 우리나라 화력발전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현재 발전교육원의 당면과제로 박 원장은 현실에 맞는 대대적인 교재개편과 발전기술종합연수타운을 손꼽았다.

박 원장은 “최근 건설되는 석탄발전설비가 기존 50만kW급 중심에서 100만kW급으로 전환됐고 이에 맞춰 교육생을 교육하기 위한 교재가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중으로 대대적인 교재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발전5사가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의거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함에 따라 교육생의 편의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발전기술종합연수타운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대전·세종·계룡 등을 중심으로 부지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그 동안의 발전엔지니어 경험을 되살려 발전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교육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안전 관련 책자를 집필하게 위해 펜을 들었다고 최근의 근황을 밝혔다. 그의 두 번째 책자는 6개월 뒤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발전교육원은…>

한국발전교육원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화력발전분야 전문교육기관으로 지난 1961년 한전 사원훈련소에서 발전교육을 최초로 시행했고 1983년 삼천포화력연수원으로 발족됐다. 이후 1997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법에 의거 한전에서 발전5사로 분사되면서 2002년 1월 발전5사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단법인 한국발전교육원으로 새롭게 출범했으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발전교육원은 발전회사 직원의 교육훈련을 비롯해 화력발전산업 관련 수탁교육과 화력발전기술의 연구개발, 인적네트워크 증진 등을 통해 우리나라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세계·정보화시대를 맞이해 21세기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인력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