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된 'CNK 다이아몬드광산 사기사건' 재판
눈물바다 된 'CNK 다이아몬드광산 사기사건'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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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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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다이아몬드 광산개발 사실을 부풀려 주가를 띄운 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오덕균 CNK인터네셔널 대표의 첫 재판은 눈물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위현석)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 대표 등에 대한 첫 공판절차를 진행했다.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오 대표의 처형 정모(54·여)씨는 첫 공판 절차인 모두진술을 통해 15분~20분가량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정씨는 "외국은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은 곳이고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카메론 다이아몬드 광산을 탐사하고 개발권을 따내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언급했다.

이어 "월급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업이)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각고의 노력을 해 왔는데 만져보지도 못한 900억원이라는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억울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며 "만약 이렇게 큰 돈을 챙겼다면 오 대표의 부인이자 내 동생이 여전히 보험회사를 다니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으로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 했던 오 대표가 왜 수의를 입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희망이라는 단어를 포기하지 않도록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혀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같은 내용으로 모두진술을 하던 정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종종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듣고 있던 오 대표와 방청객 일부도 눈물을 닦아내거나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방청석에서 흐느껴 울던 한 여성은 "밖에서 울어 달라"는 법원 경위의 제지를 받고 퇴정하기도 했다.

정씨에 이어 모두진술에 나온 오 대표는 덤덤한 말투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 대표는 자신이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사업에 뛰어든 계기부터 개발권을 따낼 수 있었던 배경까지 상세히 설명하며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는 의사나 능력이 충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국제 수배자의 신분이었지만 현지를 둘러 본 중국 투자자로부터 수천만 달러 투자를 받게 됐다"며 "모든 진실은 현장에 있는 만큼 검찰도 이번 기회에 현장을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데도 귀국하지 않은 점에 대해 "당시 귀국을 했으면 현재 만들어 놓은 생산시설을 전혀 만들 수 없었을 것이고 회사는 공중분해 됐을 것"이라며 "(광산 개발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한 정치인으로 인해 내가 사업을 빙자해 주가 차익을 챙겼고 이를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는 카메룬 정부의 개발권 심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전혀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오 대표는 재판부에 보석방을 요청하려 했지만 변호인 측은 "구치소를 통해 절차를 밟겠다"며 오 대표의 발언을 제지했다.

오 대표는 지난 2008년 11월∼2011년 9월 CNK마이닝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매장량을 부풀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90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오 대표는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귀국하지 않고 카메룬에 머물면서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가 내려지는 등 해외도피 의혹이 일었지만 지난 3월 자진 귀국해 수사기관에 체포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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