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석유수급보고 되레 주유소업계 부담만 가중
주간석유수급보고 되레 주유소업계 부담만 가중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4.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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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주유소협회, 주유소업계 영향조사 결과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 열어 실효성 없음 등의 이유로 반대 입장 분명히 밝혀
석유제품수급보고의 보고주기 월간에서 주간으로 단축, 이를 전산으로 보고하는 시스템이 당초 목적인 가짜석유유통 근절에 실효성이 없고 되레 주유소업계에 부담만 될 것이란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28일 중소기업 중앙회와 한국석유협회에서 발표한 ‘석유거래상황 보고제도변경의 업계 영향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주유소를 운영하는 50대 이상 사업자는 63.3%. 종업원은 평균 2.9명. 가족이 종사자로 근무하는 주유소도 57.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평균 석유제품판매량이 1000드럼 미만인 주유소도 67.2%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이 설치된 주유소는 61.6%. 주유기와 판매시점관리시스템 연결을 위한 배선매립이 돼 있는 주유소도 58.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컴퓨터를 보유한 주유소는 97.3%, 인터넷이 연결된 주유소는 93.2%. 다만 주유소 운영자 중 36.7%는 컴퓨터 등 전산장비를 사용할 줄 모르거나 매우 미숙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주간수급보고가 가짜석유 불법유통방지에 기여할 것이냐는 효과에 대해 85.6%가 효과 없다고 응답했고, 70.4%는 주간보고에 매우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제품수급보고 전산화사업에 대해서도 63.2%는 도입할 의향이 없고, 우선 도입해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19.2%로 조사되는 등 사실상 82.4%가 반대나 보류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전산화사업 도입을 꺼리는 이유는 ▲영업비밀 침해 또는 영업정보 유출 우려(33.9%) ▲거래상황 관리 미숙으로 인한 단속대상 포함 우려(29.8%) ▲추가비용 부담(21.0%) ▲암묵적 범죄자 취급으로 인한 심적 스트레스(15.3%) 등으로 집계됐다.

주유소업계서 생각하는 가짜석유근절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으로 응답자들은 ▲부정유통에 대한 처벌 강화(26.0%) ▲유류세율 조정을 통한 유종 간 가격차이 축소(18.8%) ▲현장의 업계와 협의하여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18.3%) ▲노상검사 등 현장 단속 강화(18.2%)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를 통한 자발적 참여 유도(11.3%)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주유소협회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7월부터 정부에서 시행할 석유제품수급보고를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변경하고 전산수급보고는 주유소의 경영난을 가중하고 실효성 없음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규제에 대해 암 덩어리와 쳐 부셔야 할 원수라고 표현하며 규제개혁을 강조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수급보고를 주간단위로 보고토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계형 주유소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정부는 가짜 석유제품의 유통원인으로 석유제품에 부과된 유류세 차이와 이에 따른 부당이득 유인 등을 꼽았다”며 “그럼에도 가짜 석유 근절을 위해 보고주기를 강화하는 것은 주유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회장은 “이번 주간보고 규제대상에 국내 등유 판매의 23%를 차지하는 일반 판매소와 가짜석유 적발비율이 60~70%에 이르는 대량 소비처가 제외됐다”며 “이 같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간보고의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세청 보고자료 공유와 노상검사제도 도입 등 가짜 석유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한국석유관리원·소비자시민모임·한국여성소비자연합·한국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한국석유공사·한국도로공사·농협중앙회·대한석유협회·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12개 기관 51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15개 시·도별 주유소 283곳과 대리점 21곳 등 총 304곳을 대상으로 현장실태조사를 벌였다.

지난 6일 발표된 현장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그 동안 석유유통업계 주장과 달리 매일 마감하는 석유사업자가 85%에 달했다. 또 이미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 등 전산시스템으로 마감하는 사업장도 5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제품수급보고 전산화시범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석유사업자는 38.2%, 긍정적인 반영을 보였으나 대표자나 본사의 최종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답한 석유사업자가 26.5% 등에 이르는 등 이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석유사업자가 6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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