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경주방폐장 준공…37년만에 큰 성과
오는 6월 경주방폐장 준공…37년만에 큰 성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4.25 08: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자력환경공단, 건설공사 마무리 짓고 최종 인허가만 남겨둬
1단계로 10만드럼 저장 가능한 시설구축…동굴처분방식 적용
우리도 오는 6월이면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을 공식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원전도입 30여년 만에 원전수출국 반열에 오른데 이어 그 동안 골칫거리였던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을 갖추게 됐다. 이것도 원전수출에 버금가는 큰 성과라고 원전업계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1977년 고리원전 1호기 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23기의 원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성폐기물은 모두 원전 내에 보관돼 있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원전정책의 확대여부를 떠나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할 숙명의 과제였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섰으나 번번이 국민여론에 밀려 18년의 허송세월을 보냈다. 심지어 부안사태란 사회적 갈등까지 낳기도 했으나 지난 2005년 11월 3일 결국 주민투표에 붙여졌다. 당시 유치를 희망했던 경북 경주시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표를 얻어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

이어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現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지정고시,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건설·운영허가 등의 허가를 얻어 지난 2008년 8월 1일 본격적인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의 건설공사를 알리는 역사적인 첫 삽을 떴다.

이 프로젝트는 경주시 양북면 일대 210여만㎡ 부지에 80만 드럼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할 수 있는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을 조성하는 것. 1단계로 10만 드럼을 저장할 수 있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동굴처분방식이 적용됐다. 4년 만에 1단계 건설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고, 인허가만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에 적용된 NATM(New Austrian Tunneling Method)공법은 선진국에서 20∼30년 이상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 공법은 지난 1956년 오스트리아에서 개발된 터널굴착공법 중 하나로 토질과 지반의 영향에 관계없이 건설공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어 그는 “일본 훗카이도와 혼슈 간 해저터널공사와 대만 양수발전소, 분당선 중 선릉과 왕십리 구간 등이 모두 5등급 지반이지만 이 공법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1단계는 지상시설과 지하시설로 조성됐다.

지상시설은 지상건물과 지원시설로 구분되며 지상건물은 발생지에서 반입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의 인수·검사·저장하는 인수·저장건물과 방사성동위원소나 그에 오염된 물질인 RI폐기물, 시설 내에서 발생되는 폐기물 처리를 하는 방사성폐기물건물 등으로 구성된다. 또 지원시설은 처분시설의 모든 주요정보를 쉽게 감시할 수 있는 주제어실과 방사선관리구역 출입통제실 등이 갖춰져 있다.

지하시설은 방사성폐기물을 운반하기 위한 운영동굴과 건설을 위한 건설동굴, 운영요원의 출입과 점검 등을 위한 동굴설비건물, 방사성폐기물을 최종적으로 처분하는 사일로로 구분된다.

이중 실제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게 될 사일로를 살펴보자. 사일로는 두께 1미터이상, 높이 50미터, 폭 25미터에 달하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구성돼 있고 1개 사일로에 1만6700드럼이 적재될 수 있다. 1단계에서 총 6개의 사일로가 건설되는 등 총 10만 드럼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할 수 있도록 건설됐다.

이와 함께 원자력환경관리공단은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부지 내 자연과 과학을 주제로 한 환경친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곳에 ▲오행원 ▲환경학습장 ▲다이나믹데크 등 오감으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을 비롯해 빛을 테마로 한 테마공원과 방문객 쉼터, 야외무대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와 관련 원자력환경공단은 15일 오는 6월 준공에 맞춰 한국철도공사·한국관광공사 등과 협의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관광코스를 만들기로 했다.




<인터뷰-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국내 첫 방폐장 운영…안전에 초점 맞출 것”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이 국내 첫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운영의 첫 번째로 안전을 손꼽았다. 지난 35년 간 원자력안전부문에서 다양하게 쌓은 경험을 쏟아낼 것이란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원활한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 추진을 위해 ‘투명한 코라드’ ‘유능한 코라드’ ‘국민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라드’ 등을 약속한 뒤 소통·청렴·혁신 등으로 보다 안전하게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사성폐기물을 안전과 신뢰에 바탕을 두고 관리할 것”이라면서 원자력환경공단 직원이 프라이드(자신감) 있는 직장이란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부지확보와 건설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방사성폐기물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함으로써 명예회복을 시켜주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 이사장은 경주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1단계 건설프로젝트 마무리와 2단계 건설프로젝트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다양한 의견수렴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사견을 전제로 2단계 방식은 1단계 방식처럼 동굴방식도 좋지만 천층방식도 충분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밝힌 뒤 “2단계 건설프로젝트가 천층방식으로 결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동굴방식과 천층방식을 모두 적용한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되고 세계 최초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다만 지역주민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을 달기도 했다.

이어 그는 “경주는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지역이라 지명도가 높은 데다 두 가지(동굴·천층) 방식을 모두 갖게 될 경우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주민설명회를 통해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이사장은 지역주민에게 믿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경주지역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공단직원들은 1만 원짜리 밥을 먹던 것을 5000원짜리로 먹는 등 기본적인 것부터 착실히 챙겨 경주지역주민과 상생의 기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이 이사장은 “지역민과의 소통 확대 차원에서 경주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원자력특강을 할 것”이라면서 “차세대에게 원자력을 제대로 알리는 것 또한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은 원자력환경공단은 신념을 파는 소통자가 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를 파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의 신념을 메시지에 담아 파는 일”이라면서 “국민·NGO·지역주민 등에게 방사성폐기물관리 정책과 정보를 모바일 채널을 중심으로 개방·공유·소통·협력 등에 맞춰 제공하는 3.0 경영도 실효적인 단계에 올라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KORAD 3.0은 각종 사업의 원만한 추진은 물론 천년고도 경주와 상생 발전하는 유일무이한 연결고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