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유량계 교정설비 '독립' 의미는?
대용량 유량계 교정설비 '독립' 의미는?
  • 대전=박해성 기자
  • pgnkorea@gmail.com
  • 승인 2014.04.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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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네스지, 22일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센터’ 개소식 열어
외국설비와 기술 의존 탈피…숨어있던 1인치 ‘발전 출력’을 찾았다

해외선진국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던 ‘원전 주급수 유량계 교정’을 이제 국내에서 할 수 있게 됐다. ㈜에네스지(대표 양종대)는 22일 대전 본사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 설비’의 건물 앞마당에서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 한수원, 하이트롤 등 초청 내빈과 에네스지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센터의 개소식을 개최하고, 그동안 외국 기술과 설비에 의존했던 대용량 유량계 교정 설비 및 기술의 ‘독립’을 선언했다.

정부의 전력산업기반기술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원자력 대용량 유량계 교정설비’ 연구개발을 시작해 이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이날 개소식을 개최한 양종대 에네스지 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 행사를 연기할지 고민했다면서 엔지니어로서 묵묵히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로 국가와 후손의 안전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서 최대한 간소하고 겸허하게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종대 대표는 그동안은 전적으로 외국기술과 설비에 의존해 대용량 유량계의 교정을 해 오면서 여러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해 왔다고 소개하면서 국내에서 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애로점을 해소할 수 있고, 원전의 출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특히 “이 교정설비는 우리나라 교정설비, 또 유량계 교정기술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라 할 정도로 대용량 유량계를 수출하는데는 물론, 발전소의 품질을 올리는 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조그만 부분에서 품질을 높이면 안전을 유지할 수 있고, 설비에 효율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힘을 줬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최성철 전력기반조성사업센터 센터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개소하는 유량계 교정 설비는 국내 전력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데 기반시설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최 센터장은 국내 전력기술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국제규격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발전설비의 유량계 교정설비가 없어 미국 등에 의존해 왔다면서 “그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물론, 발전설비의 안정적 운영과 신속한 정비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우식 한수원 엔지니어링지원센터장은 “(최근 일련의 불미스러운 원전 관련 사건을 언급하면서도) 그동안 한국 원전 기술은 해외 수출을 이뤄내는 등 눈부신 성과를 이뤄 왔다”며 “오늘 개소한 대용량 유량계 교정센터가 원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기술을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2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을 알린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센터’는 지난 2010년 3월 전력기반조성사업센타의 전력기술기반 구축사업으로 추진됐다. 원종범 에네스지 연구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 인정기관설비구축 연구과제로 선정되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그리고 저희 에네스지가 공동으로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주급수 유량계를 교정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하고, 국가공인기관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으로부터 국가간 상호인증체계인 KOLAS 인증을 취득하여 교정인정기관으로의 체제를 확립하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원종범 연구소장에 따르면 에네스지는 2010년 5월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센터’ 사업에 착수해 같은 해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유량계 교정설비의 설계 및 완공한 바 있다. 또 2010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유량계 교정설비동의 설계를 시작으로 완공까지 끝마쳤다. 아울러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미국 Alden사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았다.

원종범 연구소장은 “2013년 5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KOLAS 국제공인 교정기관으로 인정을 받아 오늘 뜻깊은 개소식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주급수 유량계는 물론 열공급 유량계의 정밀도 높은 교정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 왜 중요한가?

원자력발전소 증기발생기 입구의 주급수 유량은 원자로의 열출력 측정 인자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네스지에 따르면 대부분의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급수 배관에 벤츄리 노즐을 설치해 유량을 계산한다.

원전의 경우 교정시 유량측정 불확도가 0.25% 수준으로 가장 정밀하다. 하지만 장기간에 주급수 유량계를 사용하면 화학적 현상의 하나로 급수중에 포함된 부식 생성물이 벤츄리 노즐 교축부와 탭에 침척돼 ‘벤츄리 파울링’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전은 인허가 열출력 이내에서 운전하는데 주급수 유량계에 파울링이 발생할 경우, 측정 유량값이 실제 운전 유량값보다 높게 지시되어 원자로 열출력이 과다하게 산출돼 결과적으로 전기출력이 감소해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바로 주급수 유량계의 주기적인 교정이 필요한 것이다.

에네스지에 따르면 주급수 유량계의 파울링 누적으로 인한 전기출력 저하량은 원전 1기당 약 4.3MWh에 이른다. 에네스지에 따르면 유량계 파울링 누적을 교정할 경우, 연간 약 15억원/호기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에 성공적으로 설치된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 설비를 활용해 원전 주급수 유량계의 주기적인 교정을 하게 되면, 원자로 열출력 측정의 신뢰성 확보해 그만큼 전기출력 손실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에네스지에 설치된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센터’는?

=대전 에네스지 사옥에 구축된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센터’는 지하층과 지상층으로 구성된 일체형 건물로 지하층에는 수영장 3개 크기의 수조가 구축되어 있고 4개의 펌프가 일시에 가동돼 시간당 최대 4,500톤의 물을 흘려보내 누적된 파울링으로 손상된 대용량 유량계를 교정할 수 있는 곳이다. 지상층에는 10인치 유량계를 시작으로 14인치, 20인치, 24인치 기준배관 구경의 대용량 유량계를 교정할 수 있는 ‘교정배관’이 설치되어 있다. 측정유량은 시간당 100에서 4,500톤이다.

교정항목은 액체용 차압식 유량계를 비롯해 액체용 전자기 유량계, 액체용 질량 유량계, 액체용 터빈 유량계, 액체용 초음파 유량계, 액체용 와유량계 등 유체 유동분야 6개 항목에 대한 교정업무를 수행하는 곳으로 시간당 4,500톤의 유량을 흘려 ‘중량측정법’을 사용하는 세계 최대 용량의 유량계 교정 설비를 보유한 곳이다.

22일 개소식 행사에 참석한 유량계 전문 제조사인 하이트롤의 설진호 대표는 교정센터를 둘러보며 “최대 24인치 배관의 대용량 유량계를 교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요즘 발전소에서 효율을 중시하는데 ASME PTC 6에서 요구하는 0.25% 이내를 만족하는 교정시설이어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종대 에네스지 대표는 이날 유량계 교정센터 현장을 안내하면서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0.25% 오차율 이내에 가기까지 난관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유량계 교정 장치는 우선 중량측정법에 의한 교정장치가 있다. 이 장치는 교정하고자 하는 유량계를 통과한 유체를 수집탱크에 수집해 중량을 측정하고, 유량계의 지시 값고 비교해 교정하는 장치로 중량측정은 로드셀 혹은, 중량계를 이용한다. 또 기준유량계에 의한 교정장치는 유체를 흘려 보내 정밀도와 정확도가 높은 기준 유량계와 비교해 교정하는 장치를 말한다.

에네스지 관계자는 “원자력 주급수 유량계 교정센터에 설치된 교정장치는 이 두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ASME PTC 6 Flow Nozzle처럼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모든 유량계는 중량측정법에 의한 교정을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신뢰성 있는 품질과 신속, 정확한 교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차압식 유량계는 그 구조가 간단하고 액체, 기체, 증기 등 어느것에도 적용이 가능해 발전소 등 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증기터빈 성능시험 코드인 ASME PTC 6은 차압식 유량계로 유량 측정 불확도가 플러스 마이너스 0.25% 수준으로 현재 산업용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량계 중에 정밀도가 가장 높다.

에네스지 관계자는 “발전설비의 정확한 급수 유량과 열공급 유량의 측정은 발전설비를 운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며 특히 열병합발전의 경우 정확한 열공급 유량의 측정은 합리적인 열단가의 기본”이라며 “그동안 국내에 레이놀즈수를 기반으로 한 ASME PTC 6 코드를 만족하는 대용량 유량계 교정설비가 없어 신규 발전소의 경우 미국 Alden Research Laboratory(ARL)에 의존하고, 가동 중 원전의 경우 교정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설비 구축으로 국내에서 발전설비의 주급수 및 열공급 유량계의 주기적인 교정을 통한 신뢰성 확보와 열출력 손실 개선이 가능”해졌다며 “해외에서 수행되어 오던 주급수 및 열공급 유량계의 교정을 국내에서 수행하게 되어 운송비용 절감은 물론 교정기간의 대폭적인 단축이 가능해 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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