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다' 일본 원전 피해 소녀들의 절규
'지옥 같다' 일본 원전 피해 소녀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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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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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사고가 일어난 후에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습니다"

3년 전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후쿠시마에 살고 있던 소녀들이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원자력의 위험성을 알려왔다.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본부'는 8일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 3주년을 맞아 후쿠시마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명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이 중 A(18)양은 "수돗물은 절대로 마시지 않고 오염된 공기를 피하기 위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핵발전이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 성립한다는 것을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하고 나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문제는 뒤로 하고 경제 우선 정책에만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 같은 무관심 속에)나와 친구들은 아이를 무사히 낳을 수 있을 지 불안감을 항상 가슴에 안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A양은 "갈수록 사태는 악화돼 100만명 중 1명이 발병한다는 소아갑상선암이 인구 200만명인 후쿠시마 현에서만 벌써 33명이나 발병했다"며 "후쿠시마 사람들은 매일매일 말 그대로 지옥 속에서 고통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모독당해 날마다 방사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이 후쿠시마에 사는 지금의 나의 모습"이라며 "원전 사고로 우리가 잃은 것은 셀 수 없다. 후쿠시마와 같은 비참한 사고는 앞으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한국 국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는 A양은 "한국도 핵발전소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한 번 부서져 산산조각이 나 버린 유리는 원래대로 고칠 수 없는 법"이라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미래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함께 '핵발전소 OUT'을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4㎞ 가량 떨어진 마을에 살다가 원전 사고 이후 30㎞ 거리인 이와키시로 이주해 살고 있다는 B(18)도 "우리는 두 번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자신의 처지를 전했다.

이어 "원전 사고는 자연 재해가 아니라 인재이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뜨리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는 핵발전소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 관계자는 "핵사고 이후 경험을 통해 알게 된 핵발전의 악몽을 우리 국민들에게 전하고 핵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은 이날 오후 2시 광주 푸른길 남광주광장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3주년 탈핵문화제'를 개최하고 이 소녀들의 편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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