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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부채문제, 정부정책으로 풀어내야
-김진철 기자-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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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13  23: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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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일 공공기관 개혁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공기업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선을 긋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부채를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공기업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은 정부의 지시에 군말 없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의 사업은 국민의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거나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정부의 거침없는 압박은 공기업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다. 그 결과 자칫 공공기관 개혁이 풍선효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18곳 부채감축 대상공공기관에 대한 정상화대책 이행계획을 제출받았다. 집계결과에 따르면 전체 공기업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대비 자구노력으로 오는 2017년까지 39조5000억 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중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은 19조6241억 원을 줄이겠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것도 모자란다면서 일부 공기업에게 추가로 부채감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풍선효과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자.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와 원전비리사태 등으로 우리 정부는 원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또 원전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앵무새처럼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모든 정책에 우선순위를 둘 것임을 공식 발표하곤 한다.

지난해 1월 지식경제부(現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산업의 근본적인 체질개선 및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계획예방정비 항목·기간을 대폭 확대해 충분한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내용과 함께 기존 내구연한에 따른 정비·교체에서 내구연한보다 조기 정비·교체로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1년 남짓, 현재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은 이 같은 정부정책에 반할 수 있는 부채감축계획을 수립했다. 다만 이 계획은 현재 정책기조를 반영할 때 거의 불가능하다.

이유를 살펴보면 당장 신규원전건설이 잇따라 계획돼 있고,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안전장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진데다 계획예방정비 확대 등으로 원전가동률이 인하되면서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론이다. 매각할 자산이 없는 한수원으로선 부채를 줄일 뾰족한 방법을 찾을 수 없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한수원은 신규 사업과 원전설비(장기투자설비)에 대한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면밀한 진단 후 사업추진과 교체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이를 통해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축할 계획이다.

결국 한수원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원전설비 교체시기를 가능하면 미루겠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원전안전주의정책을 추진할 경우 부채감축은 고사하고 도리어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공기업의 재정을 건전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 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던 방만한 경영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연히 뿌리 뽑아야 옳다.

다만 공기업 부채는 접근방식을 좀 더 세련되게 풀 필요가 있다. 공기업은 과도한 이윤을 추구해서는 안 되고, 과도한 부채를 안아서도 안 된다.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필요한 것이 적절한 정부정책이다.
한수원의 부채가 늘어난 근본적인 이유는 1차적으로 정부정책 실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부가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도 안전성을 강화할 예산을 확보해 주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저평가된 전기요금이다.

그 동안 원전의 발전단가를 낮추기 위한 정책이 안전 위주로 바뀌면서 한수원의 부채는 변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정부정책이 원인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해법도 정부정책에서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원전의 발전단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거쳐 조정함으로써 원전의 정산단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정부가 줄이란 예산은 결국 꼭 필요한 곳에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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