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하늘 수놓은 불꽃…22번째 동계올림픽 스타트
소치 하늘 수놓은 불꽃…22번째 동계올림픽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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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0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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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차갑게, 그대의 것(Hot, Cool, Yours)'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2014소치동계올림픽이 성대한 개회식을 갖고 17일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제22회동계올림픽 개회식은 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4만여 명이 자리한 가운데 화려하게 진행됐다.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러시아는 2014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지시간 7일 오후 8시14분(20시14분)을 개회식 시작 시간으로 정했다.

저명한 영화감독 콘스탄틴 에른스트가 총연출을 맡은 개회식은 한 편의 대서사시를 방불케 했다.

올림픽 개최에 약 50조원을 쏟아 부은 러시아는 2시간30분이 넘는 긴 시간을 다채로운 볼거리로 채워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개회식은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했다. 러시아 민속 의상부터 우주복을 입은 행렬까지 러시아의 전통과 예술정신들이 춤과 노래로 표현됐다.

'러시안 알파벳'을 소개하는 순서에서는 러시아가 배출한 유명인들이 선을 보였다. '백조의 호수'로 유명한 차이코프스키, 추상화가 칸딘스키, 세계적인 단편 문학가 안톤 체호프, 러시아 태생 프랑스 화가 샤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유명시를 남긴 푸쉬킨 등이 알파벳 순서에 맞춰 영상으로 등장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대문호 톨스토이와 근대화의 상징 표트르 대제는 다채로운 노래와 무용으로 재해석됐다. 관현악의 대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새롭게 해석을 입힌 발레공연으로 환호를 이끌어냈다.

세계적인 안무가 대니얼 에즈라로프는 브로드웨이 유명 뮤지컬 '스파이더 맨-턴 오프 더 다크(Spier Man : Turn Off the Dark)'를 새롭게 해석해 무대에 올렸다. 그늘졌던 현대사를 벗어나 옛 강대국으로의 면모를 되찾으려는 러시아의 야망을 전 세계에 내보이겠다는 의도였다.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마린스키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 율리아나 로파트키나·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개회식을 위해 손을 잡았다.

천재 뮤지션으로 꼽히는 바네사 메이는 태국 국가대표 선수 자격으로 개회식에 참석했다. 그는 알파인스키에 출전한다.

한국은 러시안 알파벳 순서에 따라 60번째로 등장했다. 개인 통산 6번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이규혁(서울시청)이 기수의 영예를 안은 가운데 34명이 작은 태극기를 흔들며 뒤를 따랐다.

선수들은 환한 표정으로 관중에게 인사를 건네며 개회식 참가의 기쁨을 만끽했다. 카메라를 준비해 주변 모습을 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자리에서 기립 박수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한국은 출전 선수 71명 중 김연아 등 피겨스케이팅 대표 3명을 제외한 68명이 소치에 입성했지만 훈련 일정 등을 이유로 개회식에는 29명만 참가했다.

가장 큰 호응을 이끌어 낸 국가는 단연 러시아였다. 개최국 러시아는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해 경기장을 후끈 달궜다. 러시아 선수들은 빨간 바지와 하얀 털이 달린 반코트로 잔뜩 멋을 냈다. 선수단 입장이 끝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톨령이 개회를 선언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로 치달았다.

각국 정상들과 귀빈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반기문 총장을 비롯해 푸틴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참석했다. 북한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개회식에 보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 등은 러시아의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끝내 참석을 포기했다.

1만4000명의 주자에 의해 옮겨진 성화는 지난해 9월 그리스에서 채취된 후 올림픽 사상 가장 긴 거리인 6만5000㎞를 돌아 개회식장으로 들어왔다. 성화는 특수 장비를 통해 북극해와 바이칼호 속은 물론 소유즈 우주선에 실려 우주를 다녀오는 등 봉송 기간 내내 화제를 모았다.

철저하게 보안에 붙여졌던 최종 주자는 '아이스하키 영웅' 블라디슬레프 트레티아크와 '피겨 영웅' 이리나 로드니나가 맡았다. 두 사람의 붙인 성화는 17일 간 소치 하늘을 환하게 비추게 된다.

이번 대회에는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규모인 88개국 3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해 7개 종목, 98개 세부종목에서 자웅을 겨룬다. 8일 오후부터는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3회 연속 톱10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은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 선수 71명을 내보냈다. 이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의 48명을 넘어선 가장 많은 인원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선수 생활 마지막 무대인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부터 이틀 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금빛 연기를 펼친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2개 이상 금메달로 효자 종목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빙속 여제' 이상화가 주 종목인 500m에서 챔피언 사수에 나서며 4년 전 밴쿠버올림픽 남자 500m를 제패한 모태범은 500m에 이어 1000m 타이틀까지 넘보고 있다.

쇼트트랙에서는 여자부 '차세대 에이스'인 심석희의 질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심석희는 1000m와 1500m, 3000m 계주 3관왕을 목표로 세웠다.

첫 메달은 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출격하는 이승훈의 발끝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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