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전력수급난 3년째 “일본은 불 꺼지지 않는데…”
한일 전력수급난 3년째 “일본은 불 꺼지지 않는데…”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4.01.1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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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국민·기업인 부담주면서도 지원과 함께 대안 제시
대규모 홍보로 국민 인식 변화시켜…LED조명 없어 못 팔아

우리나라 전력수급난은 지난 2011년 9.15 순환정전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고 같은 해 일본도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원전가동이 멈추면서 전력수급난을 겪기 시작했다. 그러나 3년째를 맞는 올 초 양국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리보다 전력수급난이 더 심각했던 일본은 소비효율 80%이상을 줄일 수 있는 LED조명 등 고효율기기에 대한 지원 등 투자를 이어간 결과 현재 일본 내에서 LED조명은 없어서 못 파는 정도에 이르는 등 고효율기기로 전력수급난을 탈피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전력수요관리시장 등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한 결과 여전히 전력공급정책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고, 일본만큼 고효율기기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LIGHTING JAPAN 2014’에 참석했던 한 일본 관람객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에너지절약에 대한 움직임이 가속화됐고, 연일 대중매체는 LED조명 등 고효율기기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면서 “특히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로) 일본 국민뿐만 아니라 기업인에게 퍼지면서 고효율기기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일본인은 “(전력수급난이) 최고조이던 당시 일본 정부는 전력수요를 30%까지 줄일 것을 강제하며 고효율기기에 대한 지원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결과 지금은 상당부분 고효율기기로 바뀌었고 전력수급난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큰 부담이 가지 않는다”면서 아직 전력수급난이 끝난 건 아니지만 도쿄의 조명이 꺼지지 않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1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간 한 재일교포는 “일본 정부는 분명 일본 국민이나 기업인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전력수요의 30% 줄이라는 규제를 가한 대신 고효율기기란 정부지원과 함께 대안을 마련해주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든 반면 한국은 국민의 고통을 짜내면서도 해법보다는 무조건 줄이자는 특유의 정책으로 국민의 불만은 늘어난 반면 전력수급난은 아직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켄잇지 이치무라(Kenichi Ichimura) LIGHTING JAPAN 사무차장은 일본은 지역마다 전기요금이 다르고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제때 반영되는 등 한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면서 고효율기기를 보급하는데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일본이 아직 완전하게 전력수급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고효율기기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선 전기요금을 일본 수준으로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사견을 전제로 제언하기도 했다.

켄잇지 이치무라 사무차장은 “LIGHTING JAPAN 전시회만 봐도 후쿠시마원전사고 이전엔 일본 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이후 내년 50%씩 성장하고 있으며, 참여기업과 참관객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분명 일본 국민이나 기업인의 인식이 바뀐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에 걸쳐 우리나라 코엑스의 6배에 달하는 일본의 종합전시장인 빅 사이트(Big Sight)에서 제6회 LED/OLED Lignting Technology Expo와 제4회 LED/OLED Light Expo와 더불어 디자인을 위한 Design Lighting Tokyo 등으로 구성된 ‘LIGHTING JAPAN 2014’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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