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기후기금, 재원 마련 역량 집중해야
녹색기후기금, 재원 마련 역량 집중해야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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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0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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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감축과 기후변화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태동한 녹색기후기금의 사무국이 1년여 준비과정을 마무리 짓고 드디어 대한민국 땅에 둥지를 틀었다.

대부분의 국제기구 사무국이 미국·유럽 등에 둥지를 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도 어엿한 국제질서 주도자로서의 위치에 오른 셈이다. 특히 국제무대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달라진 우리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로 우리는 높아진 위상만큼이나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낸 자료에 따르면 직원 500명이 상주할 경우 연간 38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됐다. 또 고용도 연간 19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호텔·관광 등 각종 국제회의 개최에 따른 서비스업과 음식점·병원 등 낙수효과까지 감안하면 수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장밋빛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재돼 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사무국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인데 현재 답보상태다. 더 나아가서는 당초 계획대로 기금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녹색기후기금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오는 2015년까지 300억 달러를 모으고 2020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큰 뜻에만 합의를 이끌어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결정된 바 없다. 현재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은 재원 690만 달러에 직원 30명 정도로 출발했다. 위대한 목표에 견줘볼 때 출발은 너무나 초라하다.

앞으로도 녹색기후기금 조성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선진국이 기금출연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열린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성과를 보면 암당하기 그지없다. 초기 재원을 조성하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나 구체적인 기금의 출연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답답한 부분이다.

기금이 마련돼야만 녹색기후기금이 국제기구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하나 이를 집행할 재원이 없다면 그만큼 답답한 일은 없다. 특히 지구온난화를 만들어낸 선진국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유치한 의미도 희석돼 버릴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선진국 등으로부터 기금을 당초 계획대로 모으고, 녹색기후기금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를 잇는 가교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영향력과 지도력을 키워, 리더그룹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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