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사장 취임 두달 남짓…3대 혁신에 담길 내용은
조석 사장 취임 두달 남짓…3대 혁신에 담길 내용은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12.01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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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산업계 특강서 원전사태 문제점 분석한 뒤 행보 제시
현장엔지니어링 기능 강화…조직체계 유지할 가능성 높아
▲ 조석 한수원 사장이 지난달 29일 열린 올해 원자력업계 송년회 특별강연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조석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이 취임한지 두 달 남짓 흐른 가운데 최근 원전산업을 둘러싼 문제를 분석한 뒤 앞으로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또 한수원 직원에게서 희망을 봤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지난 29일 한국원자력산업회·한국원자력합회에서 공동주관한 ‘2013 원자력업계 송년회’ 특별강연에서 한수원과 원전산업계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한데 이어 국민 신뢰도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소개했다.

이날 조 사장은 “(최근) 고장정지 증가와 원전지지도 하락, 정산조정 등으로 올해 흑자가 어렵고, 원전이용률은 (2008년 93.4%였으나) 지난해 82.7%에 이어 올해는 8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현재 어려운 상황을 언급한 뒤 강의를 이어갔다.

먼저 조 사장은 최근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된 원전사태와 관련 한수원의 조직·인사·품질·구매·문화 등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한 뒤 구조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꼬집어냈다. 특히 취임 이후 준비 중인 조직변화·인사혁신·문화개혁 등 3대 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3대 혁신인 조직변화와 관련 종합조정·견제기능 부족과 현장엔지니어링 역량부족에 따른 기술적인 문제가 반복되고 있음과 조직·사업의 영역확대에 따른 기술·사무직간 업무교류의 부족함 등을 손꼽았다.

이에 그는 “직군 간 교류가 없다보니 갈등요인이 발생했고, 앞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한 뒤 현재 조직체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이것(엔지니어링 역량 강화)은 어렵다”면서 “설계엔지니어가 현장엔지니어에게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엔지니어링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원전설계를 검증하는 과정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운영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 사장은 원전비리사태의 원초적인 문제로 손꼽힌 인사혁신과 관련해서 성과·역량보다 관계중심의 줄서기가 만연하고, 청탁 등의 인사비리가 발생했음을 지적한 뒤 “(특히) 인사에 대한 내부직원의 불신이 상당히 뿌리 깊은 것으로 생각 된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그 대안으로 외부에서 핵심인재를 추가로 영입하는 동시에 공정·투명한 인사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 사장은 성과에 안주하는 자만심과 무사안일주의뿐만 아니라 성과우선주의 중심 경영평가에 따른 안전문화의식 저하, 독점사업에 따른 폐쇄성과 혁신에 대한 불감증 등인 것으로 분석한 뒤 혁신·안전·청렴·소통 등 핵심가치 내재화와 전 직원 참여를 통한 조직문화혁신운동을 추진하는 등 문화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조 사장은 국내 원전산업 생태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전력산업구조개편 전 원전산업 생태계는) 한전이 (원전공공기관인) 한국전력기술(주)·한전KPS(주)·한전원자력연료(주)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탓에 이들에 대한 컨트롤 기능이 강했다”면서 “협업이 가능한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전력산업)구조개편 이후 한수원은 (실제로 원전공공기관과) 동등한 입장이 돼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졌다”면서 “(그 동안 한수원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고 10년 간 지속돼 오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또 조 사장은 기술적 특수성과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비리·부정의 원인을 제공하는 등 독점적 공기업 견제·감지장치의 미비점을 손꼽은 뒤 재산등록·공개, 취업제한, 가중처벌 등 비리재발방지대책 법제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원전산업계 2직급 이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공직자윤리법을 확대·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조 사장은 “한수원에 오면서 비판적인 (분위기에서) 긍정의 분위기를 봤다”면서 “한수원 대부분의 직원은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으나 뭔가 해보자는 의지가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한 뒤 이들의 의지를 모은다면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다만 그는 “발전소(원전)를 계속 짓는데 (한수원 직원이) 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면 한수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망의 문제고 한수원 임직원 모두가 이 같이 생각 한다”면서 “심지어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한수원 직원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우리 직원들의 시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조 사장은 “제게 주어진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뒤 “다른데서 많이 혼나니까 (원전산업계에서만은)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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