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委, 밀양으로 갔어야
-김진철 기자-
산업통상자원委, 밀양으로 갔어야
-김진철 기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11.0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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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던 국정감사가 끝났다.

올해 국정감사는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 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많은 자료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를 하게 만든 국정감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잘못된 부분은 마땅히 혼쭐이 났고, 잘한 부분은 소심하게나마 칭찬을 받기도 했다. 또 여러 가지로 힘든 기관에게는 충고와 함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당초 원전과 해외자원개발 등 MB정권의 심판장으로 얼룩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올해 국정감사는 큰 정치적 갈등도 없었고, 여야 간 소모전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만하다. 반면 피감기관 담당자에게는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국정감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언론의 포커스를 받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억지에 가까울 정도의 의혹을 제기한 부분도 있고, 피감기관 길들이기 등의 모습은 올해도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그렇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현장시찰.

올해 국정감사는 두 번의 현장시찰을 포함시켰다. 첫 번째 시찰은 최근 원전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빛원전(舊 영광원전)과 월성원전을 두 개 조로 나눠 현장을 둘러봤다.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시찰은 제주도. 왜 제주였을까. 물론 의미를 갖고 시찰이 이뤄졌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곳이 있다. 반드시 국정감사에서 살펴봤어야 할 밀양이다. 사회적 갈등으로 빚어진 밀양송전탑사태를 현장에서 살펴보지 않은 것은 못내 아쉽다. 물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 중 밀양지역을 방문한 의원도 있겠으나, 국정감사 기간에 방문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진다.

현재 밀양송전탑사태는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갈등으로 번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정감사에서 우리 의원들이 방문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의 실망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밀양주민과 정부 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언론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이들을 중재할 국회가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 줘야 한다. 참고인 자격으로 밀양주민을 불러 몇 마디 들어보는 것만으로 밀양송전탑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실무부처의 일이다. 우리 의원들이 이번 기회는 놓쳤지만 이 같은 기회가 마련된다면 꼭 한번 밀양을 방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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