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곳간에서 인심난다는데…
-김진철 기자-
넉넉한 곳간에서 인심난다는데…
-김진철 기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9.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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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에너지·자원개발 분야 예산(안)을 보고 있자니 넉넉한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떠오른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5일 2014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4.6% 늘어난 357조7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자원개발 예산은 전년 대비 11% 가량 줄어든 4조335억 원. 올해 본예산이 4조5454억 원이었으나 추경예산은 5%가량 줄어든 4조3654억 원. 올해 예산도 전년 대비 줄어들었으나 올해는 편성됐던 본예산보다 더 줄어든 상황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졸라맨 결과다. 그런데 내년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에너지·자원개발 예산 중 전력부하관리 예산은 2013년도 2500억 원에서 2014년 395억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석유·광물자원공사출자 예산도 5900억 원에서 4800억 원으로 편성됐다.

다만 저소득층과 농어촌지역에 대한 전기·도시가스 등 에너지공급지원을 확대한다는 정부정책에 의거 취약계층에너지지원 예산은 3172억 원에서 3595억 원으로 소폭 늘어난다.

올해도 턱 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에너지업계는 곤혹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중심으로 이어져야 할 에너지산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혹자는 해외자원개발 관련 들쭉날쭉한 정책이나 예산 등으로 인해 세계광산시장에서 비쌀 때 사고 쌀 때 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한다.

에너지산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정부의 지원이 바탕이 될 때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이 가능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속적인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한데 정부지원의 핵심인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은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정권까지 에너지·자원개발 예산이 조금씩이나마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부쩍 높아져 많은 투자가 이뤄진 바 있다. 일부 기업은 정부의 지원이 시들시들해지자 투자를 보류하거나 분위기를 관망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에너지산업은 기업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관심이 떨어지면 당연히 투자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 결과 에너지산업 전체가 침체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넉넉한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말이 있다. 정부의 지원이 동반될 때 기업의 투자는 잇따르게 되고 관련 산업은 활성화될 수 있다.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예산(안)을 보면서 세심한 정부의 관심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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