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이기적인 정부
-김진철 기자-
너무나 이기적인 정부
-김진철 기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9.16 10: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돈 보기가 힘들다.

허름한 전통시장이나 서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면 쉽게 들어봄직한 말이다. 최근 들어서는 이 말조차 듣기 힘들다. 서울의 한 공원에서 만난 노인은 자식이 용돈을 안 준다면 푸념 아닌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다. 무료급식소를 찾는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우리 서민의 소박한 꿈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경제를 이끄는 것은 소수의 대기업일지 몰라도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경제는 서민들이 주체한다. 이들의 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돈이 유통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럼 돈줄이 어디서 막혔는지 살펴보자. 결론은 말하자면 다른 요인도 있겠으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예산을 풀어놓지 않고 있는 탓도 있다. 이들은 작게는 20%, 많게는 절반이상의 예산을 줄였다. 그렇다보니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사무용품이나 생필품 등의 수요도 크게 줄어 관련 산업이 위태하다. 관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심지어 한전이 위치한 삼성동이나 공기업과 공공기관 인근지역의 상권도 눈에 띄게 줄었다. 찾아오는 발걸음이 줄어드니 상권은 무너지고 물건을 납품하는 관련 업체도 줄줄이 도산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대기업의 고객 또한 이들이거나 서민임을 감안할 때 큰 타격이 예상되기도 한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아니다. 충분한 이윤이 창출 가능한 산업이라면 굳이 정부에서 관리할 필요는 없다. 위험부담이 크고 국민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공기업은 먹이사슬로 볼 때 최상위에 위치한다.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뜻이다. 공기업의 투자 여부가 대기업 등 관련 기업의 투자를 결정짓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기 살 궁리에 예산 줄이는 등 강경책을 쓰고 있다. 당장이야 공기업의 부채가 줄어들어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지금 우리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세금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 자영업자 등이 버는 돈이 없으니 세금을 낼 일도 없다. 그 결과 세금은 걷히지 못하고, 국민복지 등은 제자리걸음할 수밖에 없다.

우스운 소리로 해외자원개발업계는 비쌀 때 광산을 사고 쌀 때 광산을 파니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 당장 급한 불을 끄자는 저질스러운 정책이란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동반성장이란 슬로건을 걸고 다양한 중소기업지원 사업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 해당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며, 정부정책에 부응하고 있지만 가히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이 지원 사업이 없다고 관련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것인가. 다양한 설비에 대한 부품을 국산화하는 것은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당연한 소임이다. 떠들썩하게 할 일이 아니란 뜻이다.

특히 최근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부채 관련 국회의 질책수위가 높다. 게다가 국회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성과금 등에 대한 근거 없는 질타도 곧잘 이어지곤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민의 주머니가 텅 비어있을 때 정부의 곳간도 빈다는 사실이다. 우리 정부나 정부의 정책을 감시하는 국회는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이기적인 생각은 소박한 서민의 꿈을 뭉개는 것과 같다. 절대 잊지 말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