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140억원 아끼려다 1000억원 날려"
"석유公, 140억원 아끼려다 1000억원 날려"
  • 박설란 기자
  • orchid@energytimes.kr
  • 승인 2008.09.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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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의원, ‘유가예측 실패’… 석유公 "유가 하락이 대세" 해명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지식경제부로부터 석유비축사업 자금 2242억원을 지원받았으나 단 한 방울의 석유도 구매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지식경제부에 대한 지식경제위원회 결산심의에서 정부가 지난해 석유비축사업으로 약 65달러에 350만배럴을 구매할 계획을 세우고 수행사인 석유공사를 통해 2242억원을 지급했으나 단 한 방울의 석유도 국내에 반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석유공사가 지난해 말 69달러인 유럽산 원유를 구매 계약하면서 향후 유가하락을 전망하고 예측보다 4달러가 비싸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구매계약을 미뤘다”며 “가격과 구매시기 등을 명기하지 않은 채 물량 계약만 하고 지금까지 9개월 가까이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결국 올 상반기 유가급등으로 당초 금액보다 30달러 가량 인상된 가격에 350만배럴을 구입해야 할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약 100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경부와 석유공사는 비축유확보와 원활한 유가수급을 위해 올 연말 원유도입 계획을 누차 밝히고 있다. 원유 급락사태가 발생하지 않는한 인상된 가격에 원유를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셈.

그는 유가예측 실패로 국고를 1000억원 이상 손실하는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공사는 물론 지식경제부의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잘못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른 책임추궁도 강하게 주문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말 유가는 예산보다 비싼 80달러 후반이었고 당시 모든 관계기관에서 유가하락을 전망했다"며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하에)가격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구입계약을 체결하면서 돈을 지불해야 되는 물량 인도는 나중에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심의에서 석유공사는 지난해 내 집행해야 할 예산을 제때 사용하지 않았을 뿐더러 지경부는 원유 구매를 독촉하기는 커녕 실제로 구매행위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분기마다 500억원 이상씩 예산을 지원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석유공사는 이 예산을 연말까지 집행하지 않다가 회계연도를 앞둔 지난해 12월 10일과 20일 각각 영국산 200만톤과 네덜란드산 150만톤의 물량만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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