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기술자, 대우 받는 문화 만들어야
원전기술자, 대우 받는 문화 만들어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5.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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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아주 위험천만한 물건(설비)이다. 그래서 더욱 안전하게 관리돼야 한다.

현재 전국의 원전에서 근무하는 대부분의 기술자들은 원전건설단계부터 시운전, 운전 등 해당원전의 역사와 같이 해왔다. 원전 내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상황대처가 가능하다. 심지어 눈을 감고도 담당하는 설비를 찾아갈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보니 한 곳에서 10년, 20년 가까이 원전설비와 동고동락을 해온 경우가 허다하다. 말 그대로 원전기술자다.

이들 원전기술자는 원전설비의 장점과 단점을 꿰뚫어보는 동시에 문제의 해결책까지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본인이 맡고 있는 원전설비에 대한 누구보다도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들의 기술력이 빛을 발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는 점. 한수원이 지난해 강제순환보직제도를 강행하면서 10년, 20년 손때가 묻은 원전설비를 뒤로하고 다른 원전으로 옮겨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이 다른 원전으로 옮겨갈 경우 이들이 갖고 있던 기술은 초보단계로 떨어진다고 현장근로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 이유로 전국에서 가동되는 원전이 모두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자리를 옮긴 기술자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한수원도 기술을 중시하는 원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전기술자가 대우 받을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령 기능장제도가 대표될 수 있다. 이미 기술을 중시하는 기업인 대한항공 등에서 도입한 제도다.

지원부서와 원전기술자가 같은 잣대(승진시험 등)로 직급이나 직위가 정해지다보니 원전기술자는 당연히 뒤쳐질 수밖에 없다. 승진에 실패할 경우 입지여건은 확연히 줄어든다. 원전기술자가 기술연마만으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문화, 안정적인 원전운영을 위해서라도 서서히 만들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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