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유로 한전은 올 상반기에 1조1272억원에 이르는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적자가 이 정도 선에서 머물 수 있었던 것은 한전의 자구노력과 발전자회사들의 고통 분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적자가 예상되고 전기요금 현실화가 당분간 어렵다고 판단한 한전은 긴축경영에 돌입하게 된다.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보자는 계산이다. 한전에서 시작된 긴축경영은 최하위 조직인 발전회사의 사업소에도 영향이 미쳤다.
발전소 한 관계자는 “예산이 편성되면 일단 상반기에 절반 이상이 집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미 쓴 예산을 어떻게 채워야할지 고민에 빠져있다”고 어려움을 성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동안 지역주민 지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대부분의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역주민들도 반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돈을 주더라도 발전연료를 구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전기요금마저 묶여 있어 한층 더 어렵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발전소는 계속 지어야 한다.
발전소의 후속호기 건설을 위해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관계는 분명히 돈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어쩜 예산을 감축하기 가장 좋은 것은 주역주민사업. 그러나 요즘처럼 발전소 부지 확보가 어렵고 주민들의 요구가 많아지는 가운데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은 미래 전력산업에 분명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옛말에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맹목적인 예산 감축보다는 사소한 것이라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시기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에너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