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석유단속! 현장 25시-(7)>
<가짜석유단속! 현장 25시-(7)>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3.03.0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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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 추가 조사…드러나는 실체
지난주에 유례없는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과정에 이어 이번호에는 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수사를 통해 불법유통의 실체에 다가가는 과정을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석유관리원은 체포된 용의자의 진술과 업소 간 지분관계, 은행계좌와 휴대전화 통화내력 분석 등 다각적인 수사로 국내 최대 규모의 가짜석유 전국유통 조직의 실체에 접근하는 큰 성과를 얻게 된다.

우리 단속반은 수사 과정 중 밝혀진 내용과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난립했던 가상의 용제소비자와 제조장이 용제를 전문적으로 불법 유통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등록한 자료 등에서 용제대리점과 용제판매소는 지연과 혈연, 금전관계로 얽히고설킨 단단한 조직임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당시 긴박했던 단속 상황을 들여다보자.

석유관리원 용제관리팀은 충남 공주시의 한 용제판매소에서 용제가 가짜석유로 둔갑돼 대구·경북지역 일대에 대량으로 공급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한다. 정확한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 이들은 2012년 6월 18일 용제판매소 주변 야산에서 동태를 살필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한 뒤 잠복에 들어갔다.

단속반이 끊질 긴 잠복에 지쳐갈 무렵 용제판매소가 대량의 용제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석유관리원은 빈틈없는 단속을 위해 가용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다. 당시 기동조사팀과 대구경북본부, 영남본부, 수서경찰서 등과 긴밀한 협조를 얻어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휴게소, 제조장 의심장소 등 요소요소에 단속반원이 배치됐고, 탱크로리의 이동상황과 경로를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강승철 석유관리원 이사장도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다시 지시하는 등 단속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한 단속반원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용제판매소를 떠난 탱크로리는 경북 성주의 제조장에 도착했다. 잠시 후 가짜석유를 받아가기 위해 1톤 트럭이 접근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용제판매소는 또 다른 탱크로리가 도착해 용제를 내렸고 용제판매소를 떠난 탱크로리는 대구·경북지역으로 이동했다.

우리 단속반은 가축 거름무더기에 몸을 숨기고 성주 제조장의 차치기 장면을 야간투시경, 1톤 트럭을 디지털카메라로 증거자료를 담기로 했다.

드디어 충남 공주의 용제판매소와 경북 성주의 제조장 현장 등에 대해 동시 단속 명령이 떨어졌고, 단속반은 일제히 움직였다.

당시 용제판매소에서 용제를 내리던 대표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단속반이 성주제조장에 들이닥치자 탱크로리 운전기사와 1톤 트럭 기사 등 관련자는 모든 것을 현장에 버리고 도주했다.

한 단속반원은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참외밭 사이를 쫓고 쫓기기를 얼마나 했을까. 사방에 펼쳐진 참외밭으로 용의자들이 다 숨어들었다”면서 “어둠 속에서 피아식별을 하지 못해 단속반이 단속반을 쫓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재현되기도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단속반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용의자를 검거하는데 실패했지만 이후 현장에서 확보한 차량과 신분증, 휴대전화 등을 단서로 용의자를 검거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다음호에는 마지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조직망을 소탕하는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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