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정책! 제로베이스서 검토해야
알뜰주유소정책! 제로베이스서 검토해야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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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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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2000원대에 형성될 경우 알뜰주유소에 한해 1800원에 공급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이를 둘러싸고 석유제품소매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당초 정부는 가격경쟁을 통해 석유유통시장의 거품을 빼고자했지만 거품은 고사하고 주유소 업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정책이 추진될 당시 정부는 주유소에 공급되는 석유제품의 가격을 낮춰보자는 의도를 다분히 깔고 추진했다.

정부의 의도는 빚나가고 있다. 정부가 알뜰주유소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정작 가격경쟁의 타깃이었던 정유회사의 공급가격은 크게 변함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석유제품을 수입해서 국내시장에 공급할 경우 알뜰주유소에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금 등의 혜택이 주어지면서 얻어진 결과다. 다만 문제는 이 혜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미지수다.

이뿐만 아니라 정유회사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 더 큰 메리트를 느끼는 분위기다. 따라서 정부의 가격경쟁유도에 휩쓸릴 이유가 크게 없다. 정부의 의도대로 정유회사가 움직일 이유가 없는 셈이다.

알뜰주유소정책으로 인해 석유유통시장은 고래싸움(정부·정유회사)에 새우(주유소) 등이 터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이번 물가안정대책도 따져보면 서민들의 물가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알뜰주유소의 공급단가를 낮춰 가격경쟁을 더 유도해 보자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 가격인하효과로 이어질지 여부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반주유소의 경우 크게 민감하게 반응할지 몰라도 정유회사는 여전히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에 따르면 부작용으로 일반주유소는 당초 의도대로 정유회사로부터 저렴하게 석유제품을 공급받기보다 주유소 간 출혈경쟁으로 스스로 자멸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경영환경이 심화될 경우 가짜석유란 검은 손의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게 된다. 생존의 문제인 탓이다.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주유소도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추후 경영난에 허덕일 수 있다. 정부의 품에서 벗어났을 경우다. 정부가 정책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일반주유소와 매출이익률을 맞추는 방향으로 선회할 경우 일반주유소의 경영환경이 그대로 알뜰주유소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이 정책이 철회될 경우 알뜰주유소의 자생력이 얼마나 있을까도 의문이다.

한 전문가는 최악의 경우 알뜰주유소정책으로 인해 일반주유소의 폐업이 늘어나고 알뜰주유소도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해 폐업하게 되면 급격히 줄어든 주유소 숫자로 인해 또 다른 형태의 석유가격제품 인상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주유소 희소성으로 인해 일명 ‘부르는 게 값’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

소비자는 짧게는 몇 킬로미터, 길게는 몇 십 킬로미터까지 주유를 하기 위해 가야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다만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주유소의 매출을 보장해 주는 것인데 이때 석유제품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알뜰주유소정책, 정부의 의도는 좋았지만 의도대로 가고 있는지는 분명히 되짚어봐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수치로 나타난 실적이 큰 의미를 가지는 건 아니다. 인풋과 아웃풋을 반드시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바로 정책의 실효성을 소신껏 평가해 보자는 것이지, 결코 책임을 추궁하자는 것은 아니다. 시장을 바로잡자는 뜻이다.

더 늦기 전에 알뜰주유소정책을 제로베이스상태에서 살펴보자. 정부의 의도는 적어도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 간의 갈등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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