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신년> 셰일가스! 신화·현실 공존 속 실체는(?)
<2013년 신년> 셰일가스! 신화·현실 공존 속 실체는(?)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12.3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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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기술개발 생산량 폭증…에너지시장 지각변동 예고
일부 전문가 우려와 함께 다양한 대안의 필요성 언급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세계 에너지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혜성처럼 나타난 셰일가스가 올해도 세계 에너지시장을 떠들썩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가 미국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가 반열에 올려놓는가 하면 오는 2022년 천연가스 수출국가로 도약시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직 더디긴 하나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이 가세할 경우 세계에너지시장은 일대 변혁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믹스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세계원전시장이 위축되고 있으며, 기후변화대응으로 석탄발전도 만만찮은 가운데 가스발전으로 재편된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같은 분위기에 우리 정부도 셰일가스 적기도입을 통해 천연가스 도입선 다변화와 가스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했다.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천연가스 도입물량의 20%를 셰일가스로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정책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일부 에너지전문가들은 숨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지적한다. 셰일가스만 믿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화와 현실이 공존하는 셰일가스, 실체를 살펴본다.


셰일가스가 갑작스럽게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뭘까. 지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셰일가스를 채굴할 수 있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부터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표적인 셰일가스 채굴기술은 암석을 옆에서 뚫고 들어가는 수평 시추법과 물과 모래를 이용, 암석에 균열을 낸 뒤 채굴하는 수압 파쇄법 등이다. 이 채굴기술이 지하에 묻혀 있던 셰일가스를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급부상시켰다.

현재 셰일가스가 매장된 곳은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매장량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중국·중동·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확인된 매장량만도 5700억 톤 이상. 전 세계가 250년이나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는 셰일가스 채굴로 천연가스의 황금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인 애널리스트도 셰일가스의 발견은 세계에너지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고, 에너지공급의 전통적인 지정학적 판도를 뒤엎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앞선 기술을 확보한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증가로 인해 오는 2022년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에서 수출국가로 전환되고, 2035년까지 새롭게 건설되는 발전소를 가스발전소로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북미지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2000년에 비해 15.3배 늘어나 미국은 2009년부터 러시아를 제치고 천연가스 생산 1위 국가로 당당히 올라섰다.

셰일가스의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셰일가스 생산단가. 미국은 지난 2007년 1000㎥당 73달러에서 2010년 31달러로 크게 낮췄다. 그 결과 셰일가스 생산량은 1998년 하루 2800만㎥에서 2010년 1만1688㎥로 2년 만에 4배나 급증했다.

셰일가스 등장은 세계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동시에 다양한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당장 에너지믹스가 문제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비중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기후변화대응 등의 영향으로 석탄발전의 비중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지금까지 청정에너지로 손꼽히는 가스발전의 비중이 대폭 증가될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국가 간 분쟁을 줄이는데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에너지·자원은 일부 국가에 편중됨에 따라 국가 간 외교적 긴장을 부추기고 분쟁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셰일가스 등장으로 세계에너지공급안보를 안정화시켜 국가 간 갈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 동안 이란은 핵 야망을 품고 지난 3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까지 뛰어올랐다. 문제는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석유뿐만 아니라 카타르에서 생산된 세계 천연가스의 30%가 공급되지 못한다는 것. 이 해협을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가 세계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가스 매장량을 무기로 동유럽을 견제했다. 지난 2006년과 2009년 러시아와 동유럽의 우크라이나 간 분쟁이 가열되면서 더 긴장했던 곳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았던 유럽의 국가들이다. 주로 난방용으로 공급받던 천연가스의 공급이 끊긴다면 한파를 이겨낼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한 국가들은 이를 무기로 주변국가나 갈등국가 간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해 왔지만 셰일가스의 등장은 러시아와 이란, 카타르 등에 한정돼 있던 천연가스 공급선을 깨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많은 매장량을 보유한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먼저 셰일가스를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은 형성되지만 인프라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당장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되고, 현재 채굴기술에 물이 필요한데 중국은 사막지역으로 물을 얻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중국은 물을 이용하지 않고 셰일가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술이 개발될 경우 중국도 본격적인 셰일가스 개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셰일가스 개발의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셰일가스 개발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에너지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지난 2012년 9월 정부는 셰일가스의 적기도입을 통해 천연가스 도입선 다변화와 가스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했다.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천연가스 도입물량의 20%를 셰일가스로 확보해 그 동안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치중된 천연가스 도입선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셰일가스 투자 확대 차원에서 공기업인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투자재원 확충에 나서고, 민간에 대한 수출입은행 여신과 무역보험공사의 투자위험보증 등의 확대를 통한 펀드 지원, 해외자원개발융자사업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우려스럽다고 조심스럽게 지적하고 있다. 대안으로 셰일가스뿐만 아니라 남-북-러 가스관 사업 재검토와 동부 아프리카 천연가스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하기도 한다.

또 이들은 현재 신화와 현실이 공존하는 시점에 셰일가스가 있다면서 현재 미국 셰일가스의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것은 일종의 ‘신장개업 프로모션’처럼 상당히 인위적인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또 천연가스 이외의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최근 방한한 아자이 샤이(Ajay Shah) 셸(Shell) 총괄 부사장은 최근 등장한 셰일가스와 관련 세계 자원시장의 그림을 바꿔났다고 평가한 뒤 여전히 지리·기술·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당시 아자이 샤이 부사장은 “셰일가스 진화혁명은 세계 자원구도를 바꿔났지만 아직 북미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여전히 초창기”라면서 “지리적 불확실성과 기술적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도 한몫하고 있으며, 토지소유자 등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사업이 좀 더 오래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그는 “셰일가스 개발은 (세계 자원시장에) 많은 기회를 창출해 줄 것이고 대한민국 기업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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