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2년을 보내며…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2년을 보내며…
  • 에너지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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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1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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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마지막 해인 2012년을 뒤돌아보면 우리의 에너지산업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한마디의 말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9.15 정전사태 이후 전력수급난은 외줄타기를 이어갔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절전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이상기온 발생 때마다 전력당국은 안절부절 했다. 게다가 고리원전의 정전은폐사건이 불거짐을 신호탄으로 잇따라 원전비리가 터지더니 최근에는 품질보증서류를 위조한 원전부품이 영광원전에 대거 보급된 사실이 드러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결국 교체작업을 위해 원전의 가동이 멈췄다.

또 잊을만하면 고장으로 멈춰서는 원전은 전력수급난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물론 전년대비 고장건수가 대폭 늘었지만 평균으로 따져보면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국민들의 관심이 늘은 데다 고리원전 1호기와 월성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원전의 안전성 문제는 그야말로 핫이슈로 부각됐다.

그 동안 큰 사고가 없었던 석탄발전에도 올 초부터 불안했다. 보령화력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니 계획예방정비 중이던 태안화력에서 비계가 붕괴해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유례없는 일이다.

지금도 전력수급난 문제는 진행형이다. 최근 불어 닥친 한파는 전력수요 급증으로 이어져 예비전력이 200만kW대로 떨어지는 위험수위에 이르기도 했다.

다만 북미지역 중심의 셰일가스 등장은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우리 기업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면서 큰 관심을 보였고, 기대치도 한층 높아져 모처럼 자원개발시장에 활기가 넘쳤다.

이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쏟아졌다. 천연가스가격을 낮추기 위해 셰일가스뿐만 아니라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재검토하고 동부 아프리카 천연가스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모 전문가는 현재 신화와 현실이 공존하는 시점에 셰일가스가 있다면서 현재 미국 셰일가스의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것은 일종의 신장개업 프로모션처럼 상당히 인위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는 너무 흥분해 장밋빛 미래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천연가스 이외의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던 러시아와 한반도를 잇는 가스파이프라인사업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그저 명맥만 이어갈 뿐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 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자원외교는 속 시원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원조사업을 앞세운 중국 등 강대국가들이 세계자원시장을 선점하는 등 이 시장은 치열한 각축의 장이 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관련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됐고, 경영난에 허덕이던 일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발을 들여놓았던 대기업들도 고전 중이거나 투자를 보류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논란만 거듭한 채 해결의 실마리마저 찾지 못했다. 비틀어진 에너지구조는 여전히 비틀어져 있다. 에너지가격은 엇박자를 냈고, 가장 문제가 됐던 전기요금 현실화는 더 꼬여버렸다.

2012년을 되돌아보면 이처럼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에 봉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누구의 탓도 아니지만 에너지 분야에서 벌어졌던 많은 일들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우려했다. 곪았던 것이 터진 것이라고...

이 같은 많은 과제를 안고 내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올 한해 고단했던 에너지업계 종사자들은 바람직한 에너지정책을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는 먼저 에너지믹스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에너지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에너지업계가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조심스럽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에너지산업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차원의 산업이 아니라 우리 경제를 뛰게 만들었고,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잘못된 정책은 우리의 에너지산업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왔음을 학습을 통해 뼈저리게 익혀왔다.

다가오는 2013년에는 현 에너지산업을 보다 객관적이면서도 통찰력 있게 지켜본 뒤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우리 에너지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반드시 정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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