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역할! 진지한 고민 필요할 때
-김진철 기자-
공기업 역할! 진지한 고민 필요할 때
-김진철 기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12.1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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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전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 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천문학적인 부채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이를 잣대로 경영평가에 나서면서 국민들은 공기업을 무능력함으로 낙인 찍어버렸다. 최악의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사업영역에서 국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엄밀히 따져보면 공기업은 수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임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에너지공기업인 한전 등의 부채가 늘어난 이유는 방만 경영도 있겠지만 현실여건이 뒷받침해주지 못한 것에서도 온다. 예를 들면 국내외 경기가 악화되면서 서민경제에 청신호가 켜졌고, 기본적으로 전기·가스요금에 인상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이들 공기업의 부채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면 이들의 부채는 결국 국민들의 호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형국이다. 너무나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우리 정부는 IMF 직후 공기업의 체질을 강화해 효율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고강도 정책을 펴게 된다. 현 정권에서 선진화정책이 추진되면서 공기업은 민간기업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존재의 가치를 상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사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정원감축은 공기업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작은 사업소의 경우 사업체 기능을 갖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곳이 쏟아졌고, 심지어 사무직이 교대근무까지 투입되는 현상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공기업 직원들은 정부의 눈치보다 국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입을 굳게 닫았다.

분명한 것은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공기업의 기능이 상실될 수 있음이다. 소유만 정부일 뿐 민간기업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진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 질이 심이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제 우리 시대에서의 공기업 역할, 다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기업의 기능을 충분히 반영하고, 정책적으로 조성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물론 방만 경영이나 비효율적인 측면을 꾸준히 점검하고 압박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정치권이나 국민들의 눈치를 보며 맹목적인 견제나 압박은 없어져야 한다. 공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정책이 바로설 수 있도록 정부의 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고, 수익보다 안정적인 사회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역점을 둔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공기업이 민간기업의 성격을 가질 때 나타날 부작용을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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