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카원전 프로젝트는 우리 원전산업의 한 획을 그은 동시에 우리나라를 원전수출국 반열에 올려놨다. 반면 각종 이면계약 논란에 휩싸이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이미 진전된 사업인 만큼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 4기를 아랍에미리트에 건설하는 것으로 수주금액만도 186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사업 중 하나다. 지난 10월 기준 현재 종합공정률은 14.2%로 계획대비 102%를 달성하는 등 목표이상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날 모하메드 왕세자는 UAE 원전산업에 대한 우리의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 뒤 아랍에미리트 미래에너지 수요충족뿐만 아니라 바라카원전의 안전성과 품질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젝트로 발전시키는데 우리 정부와 한전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바라보는 우리는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단순히 원전을 수출한다는 의미 이외에도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 호전으로 다양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에 더 큰 메리트가 있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는 이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가 입석한 가운데 UAE 국영석유회사인 ADNOC사와 원유 600만 배럴 규모의 전략적 국제공동비축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계약은 지난 2011년 3월 체결한 아부다비 원유 600만 배럴을 우리나라 비축시설에 3년 간 저장하고 유사시 우리나라가 우선 사용토록 합의한 ‘석유가스분야 협력 양해각서’의 후속조치다.
이 계약이 성사됨에 따라 우리는 석유공급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계약물량의 우선구매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으며, 공동비축을 통해 직접 원유를 구매하고 비축에 필요한 재정 부담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1월부터 생산유전 참여업체산정을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공사가 아랍에미리트에 사전자격심사(PQ)서류를 제출했다. 우리 정부는 내년 중 10억 배럴 규모의 유전참여계약을 완료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메이저 회사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유전사업이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 호전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그 배경에는 양국의 파트너십을 비롯해 바라카원전사업이 가져온 또 다른 성과다. 이것이 바람직한 자원외교의 한 방향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세계 6위의 원유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중동국가 중에서도 정치·사회적 환경과 생활여건 등이 가장 안전한 곳으로 손꼽힌다.
이번 바라카원전 착공을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불붙은 세계 자원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우리 기업은 다양한 산업에서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고려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맞도록 우리 정부는 이들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카원전을 둘러싼 갖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한 배경은 바로 이것이다.
앞으로도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와의 관계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다양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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