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 불모지서 첫발, 세계시장 호령
[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⑤두산중공업]
에너지기술 불모지서 첫발, 세계시장 호령
[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⑤두산중공업]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11.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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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간 경영악화·IMF 시련 속에서도 꾸준한 기술개발 매진
화력발전·원전 등 독자 건설…미래 에너지 기술개발도 ‘착착’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두산중공업의 발자취를 찾다보면 50년 전인 196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양행(現 두산중공업)은 비록 무역기업으로 출발했으나 금속제품 제조업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했고 이후 기계공업분야로 영역을 꾸준히 확장시킨 결과 1976년 11월 창원종합기계공장을 건설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이후 창원공장은 발전설비와 제철제강설비, 석유화학설비, 건절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중공업 기지로 발돋움했다.

1980년 전후로 현대양행은 힘겨운 시절을 겪었다. 그 동안의 무리한 투자 등으로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당시 정국은 소용돌이를 쳤고, 세계경제는 불황으로 진입했다. 창원공장은 우리 경제의 든든한 축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됐으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현대양행은 공기업으로 전환됐다. 한국중공업이란 문패를 달았다.

한국중공업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수주금액이 쌓이고, 매출을 크게 신장시킬 수 있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경영정상화가 되면서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했고, 발전과 담수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한전 물량에 전적으로 기대했던 사업구조에도 변화가 찾아왔고,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할 힘을 쌓았다. 또 원자력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내면서 핵심 기자재를 제작하는 전문기업으로 분명한 입지를 굳혔다.

이도 잠시, 1997년 갑작스런 IMF 외환위기 도래와 함께 한국중공업은 민영화의 길을 걷게 된다. 결국 한국중공업은 두산그룹으로 인수돼 현재 사명인 두산중공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의 지난 50년 발자취. 어려움도 있었지만 꾸준한 기술개발이 밑바탕이 돼 세계 굴지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의 기술경쟁력, 그 비밀을 되짚어본다.


화력발전설비 ‘無’에서 ‘有’로 창조
단순조립서 발전EPC사업 능력 갖춰

두산중공업의 화력발전분야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고 표현할 만하다.

두산중공업은 1976년 첫 발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했고,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발전설비 국산화를 이끌어냈다. 또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은 세계 선진기업과 당당히 경쟁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화력발전분야에서 두산중공업이 처음으로 역점을 둔 설비는 보일러. 두산중공업은 군산복합화력과 영월복합화력의 열 회수용 보일러를 처음으로 제작했다. 부끄럽지만 단순 조립이었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보일러 제조기술의 향상을 위해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1978년 한전으로부터 남제주화력 1·2호기 보일러와 부대설비 구입, 설치공사를 수주하면서 국내 최초의 발전용 보일러 제작 기회를 얻게 됐다.

발전설비 제작기술을 배양한 두산중공업은 1980년대 중반부터 설계기술을 얻기 위해 기술제휴회사를 통해 다양한 기술 자료를 입수하고, 해외 기술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기술자립에 대한 꿈은 보일러에서 가장 먼저 성과를 냈다. 열병합용 보일러와 삼천포화력 3·4호기 등을 제작하며, 드럼형 보일러에 대한 기술자립에도 성공했다.

또 한국형 발전소의 모델이 된 보령화력 3·4호기에 채택할 새로운 형식인 관류형 보일러 제작을 위해 1989년 스위스 슐처(Sulzer)와의 기술제휴로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산업용 보일러와 열 회수용 보일러, 드럼형 보일러, 관류형 보일러 등 다양한 종류의 보일러 설계기술을 확보했다.

설립 당시 터빈발전기에 대한 기술개발은 두산중공업의 가장 큰 숙제였다. 두산중공업은 1976년 11월 GE(General Electric Company)와 터빈발전기 제작기술전수를 위한 기술제휴를 맺었고, 기술도입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1979년 두산중공업은 한전의 삼천포화력 1·2호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터빈발전기 제작기술에 큰 진전을 이뤘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두산중공업은 발전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선진 발전업체와의 경쟁에서 국내 시장을 지켜냈으며, 2005년 이후 국내 발전시장이 포화될 것으로 판단한 뒤 해외시장확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 동안 두산중공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 성장 키워드는 발전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발전 EPC는 외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기술력 증대와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위상제고에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 와중에 두산중공업은 2009년 11월 발전의 꽃 대형 가스터빈 제작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가스터빈은 발전설비기술의 최고봉으로 불린다. 두산중공업 이름이 붙은 대형가스터빈이 한국남부발전(주) 영월복합화력에 처음으로 장착되기도 했다.


원전수출국 반열에 이름 올려
원전종주국 미국에 설비 수출

두산중공업의 원전분야는 우리나라를 원전수출국이란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사업은 1976년 창원공장 착공과 함께 시작됐으며, 울진원전 1·2호기 기자재를 공급한 1986년까지 기술도입기로 분류된다. 이 시기에 원전설비제작 관련 기술이 소개되고 도입됐으며, 원전 관련 품질보증체제를 갖춰 원전설비를 제작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다.

1987년 두산중공업은 영광원전 3·4호기 원자로 주기기 공급계통 주계약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을 축적했다. 특히 이 시기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설비를 이용해 주기기를 국산화했으며, 원전 기자재 설계와 제작기술의 획기적인 진보가 일어났다.

영광원전 3·4호기 사업수행을 통해 기술력과 경험을 쌓은 두산중공업은 울진원전 3·4호기 설계를 독자적으로 추진했고, 국산화가 미흡했던 제작 분야에 기술 인력을 파견해 교육시킴으로써 원전기술의 성장을 도모했다.

울진원전 3·4호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두산중공업은 원전 주요 기자재의 기기설계와 제작기술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다. 이와 함께 1997년 중국 진산 3단계 1·2호기 증기발생기 공급계약을 맺었으며, 미국과 중국 등에 주요 원전 기자재 수출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1998년부터 기술자립기에 진입했다. 이후 ‘Nu-Tech 2012’국책과제를 수행하며 국사화하지 못했던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과 원자로냉각재펌프(RCP) 기술개발을 추진해 원전건설의 독자수행이 가능해지는 성과를 거뒀다.


미래가치 높이는 그린에너지 사업 추진
IGCC·CCS·신재생E 등 관련 기술 개발

두산중공업의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인 그린에너지사업도 추진된다.

두산중공업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와 화석연료 고갈 등으로 청정에너지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체 대응방향을 전략적으로 검토한 결과 환경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산화탄소 배출저감 솔루션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게 된다. 첫 번째 방향은 기존 화력발전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기술. 두 번째는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 세 번째는 바람이나 태양 등 자연에너지를 재생하거나 연료전지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신재생에너지기술 등이다.

2011년 11월 두산중공업은 한국서부발전(주)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석탄가스화 실증플랜트(IGCC) 건설계약을 맺었으며, 가스화기·합성가스냉각기 등 핵심 기자재 설계·제작을 비롯해 석탄가스화 플랜트의 설치·시운전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게 됐다.

CCS 관련 두산중공업은 2006년부터 기술 확보에 나섰으며, 2008년 9월 유럽 자회사인 두산밥콕과 공동으로 CCS 원천기술을 보유한 캐나다 HTC사에 대한 지분 투자와 기술협약을 맺었고,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두산중공업은 2009년 5월부터 한국동서발전(주)과 함께 5MW급 바이어가스 열병합발전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의 경우 2012년 6월 시운전을 완료하고 3MW급 정격충력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성과는 2006년 기술개발을 시작한지 6년 만의 해상실증운전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밖에도 발전용 연료전지와 관련 두산중공업은 2007년 4월 우리나라 최초로 25kW급 용융탄산염 연료전지개발에 성공했고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또 2012년 3월 300kW급에 대한 원천기술과 1.2MW급에 대한 설계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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