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건설단가! 33년간 10배 이상 올라
원전건설단가! 33년간 10배 이상 올라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8.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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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원전 건설단가 26만원…신고리원전 1호기는 300만원
체르노빌원전사고 등의 여파로 안전성 강화에 초점 맞춰 상승
[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최근 상업운전에 들어간 신고리원전 1호기 건설단가가 우리나라 첫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보다 무려 10배 이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3년간 원전 건설단가도 세계 원전시장과 원전 국산화 등의 영향을 받아 굴곡을 그렸다.

전력거래소에서 발간한 ‘2011년도 발전설비현황’에 따르면 국내 첫 원전인 고리원전 1호기(58만7000kW)의 건설단가는 kW당 26만5883원. 당시 고리원전 1호기는 지난 1978년 준공됐으며, 총 1560억4300만 원이 소요됐다.

지난 1983년 준공된 고리원전 2호기(65만kW)와 월성원전 1호기(67만9000kW)의 건설단가는 kW당 86만2914원과 93만4506원. 당시 석유파동에 따른 물가상승과 환율 등이 영향을 주면서 발전단가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두 원전이 준공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비슷한 용량의 경수로와 중수로를 함께 보유하게 됐다.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우리 원전산업은 원전기술축적기에 접어든다. 당시 사업자였던 한국전력공사는 일괄발주방식에서 분할발주방식(Non-Turnkey)으로 변경해 건설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 결과 국내업체의 참여폭이 확대됐고, 외자와 내자의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기존 일괄발주방식에서 내자보다 외자가 많아 건설단가에 환율의 영향이 컸다. 따라서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앞서 준공된 2개 원전의 건설단가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원전기술축적기의 신호탄을 쏜 고리원전 3·4호기(96만kW×2기)의 건설단가는 78만3697원. 고리원전 2호기 건설단가보다 소폭 낮아진 수치다. 다만 이듬해 준공된 영광원전 1·2호기(96만kW×2기)와 2년 뒤 준공된 울진원전 1·2호기(95만kW×2기)의 건설단가는 kW당 84만7679원과 105만 원으로 앞선 고리원전 3·4호기보다 소폭 높아졌다.

건설단가가 높아진 이유는 두 원전의 본격적인 건설을 앞두고 지난 1979년 3월 미국의 쓰리마일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인허가 요건이 강화됐고, 특히 울진원전 1·2호기의 경우 쓰리마일원전사고 후 보완조치를 충분히 반영시키면서 건설단가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에 건설된 국내 원전의 건설단가는 지난 1986년 체르노빌원전사고를 기점으로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설비들이 설치되면서 건설단가는 상승하게 된다. 안전적인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지난 1995년 준공됐고, 국내 원전건설기술의 집합체로 잘 알려진 영광원전 3·4호기(100만 kW×2기)의 건설단가는 222만7000원. 당시 자금 중 외자 의존도를 17%정도로 대폭 축소시켰다.

1997년 준공된 월성원전 2호기(70만kW)와 2년 뒤 준공된 월성원전 3·4호기(70만kW×2기)의 건설단가는 205만2558원과 227만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IMF로 재정상태가 바닥났던 지난 1999년과 한일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에 준공된 울진원전 3·4호기(100만 kW×2기)와 영광원전 5·6호기(100만 kW×2기)의 건설단가는 179만125원과 161만932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5년 준공된 울진원전 5·6호기(100만 kW×2기)의 건설단가가 188만4000원으로 나타났고, 상승원인은 원전의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의 재질변경(Inconel-600→Inconel-690) 등 안전성이 강화되면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준공된 신고리원전 1호기(100만kW)의 건설단가는 기존 원전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향상할 수 있는 다양이 설비가 보강되면서 301만463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다만 신고리원전 1·2호기 공용설비도 포함된 단가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건설단가는 환율의 영향을 받는 외자의 비중과 당시의 물가 그리고 세계 원전시장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아 변했고, 특히 원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건설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건설단가도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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