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 ① 한국전력기술(주)>
세계 발전설계 표준 견인…글로벌 기업 도약

대한민국 에너지 엔지니어링 No.1 ① 한국전력기술(주)>
세계 발전설계 표준 견인…글로벌 기업 도약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7.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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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경수로(APR1400)모델, 원전수출국 반열 올리는 ‘일등공신’
발전소 설계기술 쌓아 해외시장서 EPC사업까지 사업영역 확대
신재생E 전원 개발 등 미래에너지 제시…해상풍력발전에 집중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는 제대로 된 사회기반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은 제로에 가까웠다.

암울한 우리 경제는 한 동안 이어졌다. 산업의 근간인 전력산업도 마찬가지였다. 변변한 기술 하나 없어 발전소를 단독으로 짓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지경. 당시 선진국의 눈치를 보며, 눈동냥으로 관련 기술을 익히던 아픈 시절이었다.

그러던 지난 1975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설계기술을 적용한 발전소를 짓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한국전력기술(주)이 설립됐다. 이 회사가 설립됨에 따라 우리나라 고도 경제성장의 시발점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하는 발전 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전·석탄발전소 설계와 관련된 기술을 하나씩 개발한 뒤 익혀나갔고, 그 결과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한국형 설계로 표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최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세계발전시장이 열리는 요즘 대한민국의 든든한 수출효자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이미 한국전력기술에서 설계한 발전소는 안전성과 이용률, 경제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원전수출과 해외발전시장에서의 잇따른 발전소 수주가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한국전력기술, 안승규 사장이 취임한 지난 2009년부터 해외시장 진출과 EPC(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사업으로의 사업영역확대에도 성공했다. 그 결과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8배 이상 급증하는 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을 원전수출국 반열에 올려놓고, 세계 발전시장에 우리의 발전소를 당당히 수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동시에 원전을 설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전력기술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먼저 한국전력기술을 언급할 때 원전과 석탄발전소 설계가 빠지면 곤란하다. 지난 37년 간 이 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했고,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발판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전력기술이 유일하다. 세계적으로도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다. 지난 1987년 한국전력기술은 영광원전 3·4호기의 설계를 시작으로 이후 건설된 국내 원전의 설계도면을 모두 그렸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력기술은 한국표준형원전(OPR1000)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 모델은 영광원전 5·6호기와 울진원전 3∼6호기 등에 적용됐다. 이 모델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향상시킨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Improved OPR1000)모델은 현재 시운전 중인 신고리원전 1·2호기와 현재 건설 중인 신월성원전 1·2호기에 각각 적용했다.

국제경쟁력을 보유한 차세대원전으로 호평 받는 신형경수로(APR1400)모델이 개발되면서 대한민국 원전은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원전 3·4호기와 신울진원전 1·2호기에 적용됐다.

특히 이 모델은 국내 원전도입 30년 만에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하는 등 대한민국을 원전수출국 반열에 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원전설계와 관련 한국전력기술은 그 동안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형 고유수출노형 독자설계수행에 필요한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전폐로와 방사능오염제거를 위한 제염과 원전해체분야 등에 필요한 기술을 꾸준히 익혀나갈 계획이다.

석탄발전 설계분야에서 한국전력기술은 수요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체계를 다지는 역할을 담당했다. 첫 번째 성과물인 500MW급 표준석탄화력발전 모델은 이미 국내서만 34기가 운영되고 있다. 800MW급 표준석탄화력발전 모델은 영흥화력 1∼4호기에 적용돼 가동되고 있으며, 영흥화력 5·6기는 현재 건설 중이다.

최근 한국전력기술은 그 동안 쌓아온 설계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서 단일용량으로 최대인 1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 설계기술을 개발한 뒤 현재 건설 중인 당진화력 9·10호기와 신보령화력 1·2호기, 삼척그린파워 1·2호기 등에 적용시켰다.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원전과 석탄화력 뿐만 아니라 열병합발전과 복합화력 등 다양한 발전소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EPC사업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면서 “이 경쟁력은 해외시장을 겨냥한 EPC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디딤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전력기술은 EPC사업과 해외시장을 기업의 성장키워드로 봤다. 먼저 한전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뒤 중기적으로 중소형 EPC사업에 독자적으로 진출, 장기적으로 대형 EPC사업 계약자로 참여한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한국전력기술은 지난 2009년 ‘2020 New Vision’을 선포한 뒤 EPC사업과 해외사업 등에 관련된 조직과 인력을 강화했고, 제도를 정비했다. 그 결과 조직과 인력, 시스템 등이 모두 업그레이드돼 지금은 다양한 국가들과 접촉 중이다.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지난 2011년 수주한) 터키화력발전을 시작으로 그 동안 추진했던 EPC사업과 해외사업의 결실이 맺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의 사업성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그는 “2000년대 전후 빠른 경제성장을 거듭하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에서의 사업제안이 잇따르고 있어 사업전망이 매우 밝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기술은 전통적인 사업뿐만 아니라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먼저 환경영향평가 대행 기업으로 국내 최고의 사업수행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양한 전원에 대한 설계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기술은 석탄발전소에 필수 환경설비인 배연탈황설비와 탈질설비 등과 같은 첨단 대기오염방지시설의 설계와 시공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외 환경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전력기술은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사업과 수질오염방지설비, 폐기물 처리설비 등 환경 분야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설계와 시공 경험을 갖췄으며, 청정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다양한 전원 개발과 관련 한국전력기술은 그 동안 쌓아온 경험과 기술 등을 바탕으로 태양광·태양열·풍력·연료전지·수소에너지·바이오에너지·폐기물에너지 등 전 분야에 걸쳐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등 미래에너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국제 에너지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중에서도 특히 한국전력기술은 풍력발전사업과 관련된 설계·타당성조사·사업지원·감리 등 전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해상풍력발전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는 2013년까지 국내서 풍질이 좋기로 손꼽히는 제주해상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키로 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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