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수급불안 대책마련 시급
천연가스 수급불안 대책마련 시급
  • 김만기 기자
  • kimmk@energytimes.kr
  • 승인 2008.08.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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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등 개도국 수요증가로 LNG 도입경쟁 치열
2010년 도입물량 확보 어려울 듯… 장기물량확보가 관건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고 국내 가격구조 왜곡 등으로 가스수급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2009년 이후 도입물량 확보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올해 사업계획에 의하면 천연가스 2656만8000톤을 도입, 2551만6000톤을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비수기가 포함된 올 상반기에만 절반이 넘는 1463만6000톤의 판매량을 기록해 하반기 가스수급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가격 왜곡 따른 수요 예측 불가 =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천연가스시장은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에 기반을 둔 공급으로 단기적인 수요 증가에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는 경직적인 공급구조를 가지고 있고 공급에 필요한 최저 소비량이 요구되는 공급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LNG 도입은 개발과 생산비용이 매우 높고 소수의 공급자에 의한 과점체제로 운영되는 특성을 가지며 유가연동제를 통해 도입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국내요금을 조정하지 않으면 석유 등 상대연료와의 가격왜곡이 발생, 수요량이 급속히 증가해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이 탄력적이지 않은 가스의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요가 증가해 확보된 물량이 한계에 달하면 수급조절을 위해 추가부족물량에 대해 단기계약과 현물로 대응해야 하는데 현물시장에서 추가분을 확보하려면 장기계약에 비해 매우 비싼(최대 5배) 가격으로 물량을 도입해야 하는 비용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현물 시장마저도 경쟁 치열 = 가스공사는 정부가 천연가스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매 2년마다 장기천연가스 수급계획을 발표하고 있지만 가스수요가 예상치를 넘어 급증하는 등 전력구조개편과 관련된 가스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999년 정부의 가스산업구조개편 계획에 의해 2000~2004년 최적조건의 장기도입계약 기회를 상실함에 따라 단 한건의 신규 장기계약도 체결하지 못했고 2010년까지 필요 물량을 중기계약으로 확보하고 추가 부족물량은 단기계약과 현물(SPOT)로 대응하게 함으로써 안정적인 천연가스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시아의 경우 북미나 영국과 같은 유연한 가스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며, 가스가격이 원유가격에 연동되어 있고 거래기간도 대부분 20년 이상의 장기도입계약이기 때문에 수요증가시 물량확보가 용이하지 않다.

또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가들의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스도입에 경쟁이 심해져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수급이 점점 더 힘들어 질 것으로 보여진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다른 산업용 연료의 가격이 상승하고 국내 가스요금은 현재 지난 1월 이후 동결돼 있어 산업용 연료가 가스로 대체되는 문제가 발생, 고급에너지인 LNG가 싼 에너지로 인식돼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스공사 관계자는 “하절기의 경우 가스사용량이 많지 않아 장기계약 물량만으로 충분히 수요증가에 대응할 수 있지만 동절기에도 계속해서 산업용 전환 수요가 증가하면 물량확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도시가스의 경우 연료비 비중이 80% 이상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연료비 인상분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면 가스 산업은 막대한 적자로 인해 제대로 가스를 들여올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가스가격의 동결에 따른 추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의 가스를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쇼크說 나와 = 지난달 10일 서울에서 열린 ‘Natural Gas In Asia’ 국제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조나단 스턴 박사도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2010년 천연가스 공급에 있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의 공급과 수요간의 차이로 2011년에 6~8mt, 2015년에 11~12mt, 2020년에는 22mt으로 점점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 스턴 박사는 천연가스 수급에 대한 대책으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직접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와 같이 천연가스 수급불안에 관한 문제가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정부 출범이후 처음 발표하게 되는 올해 말에 제9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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