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은 각 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이 돼야"
"연구원은 각 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이 돼야"
  • 장효진 기자
  • js62@energytimes.kr
  • 승인 2008.08.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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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 방기열 원장-

유가 뿐아니라 석탄.천연가스도 비상, 미리 물량확보에 나서야
희망과 자부심 고취시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 요구

유가 뿐아니라 석탄.천연가스도 비상, 미리 물량확보에 나서야 희망과 자부심 고취시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 요구

오는 9월이면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설립된 지 22년이 된다. 국내에 정확한 이해와 정보가 부족했던 에너지 분야의 토양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상당 부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고유가 시대와 기후변화협약으로 에너지의 정책과 해외동향 정보 제공, 분석 등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며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설립 22주년을 맞아 에너지경제연구원 방기열 원장을 만나 최근 에너지 분야의 이슈에 대해 들어 봤다.

Q. 창립 22주년을 축하한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A. 먼저 오늘이 있기까지 불철주야(不撤晝夜) 연구에 매진한 연구원들과 이를 지원한 연구원 식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 연구원이 오늘까지 올 수 있도록 지난 세월동안 초석을 다져준 선배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최근 우리 연구원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런 신구(新舊)의 조화 속에서 역량이 축적됐기 때문으로 연구원장으로 새로운 감회와 함께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Q. 최근 연구원 외부용역 수탁금도 늘어나고, 원장님보다 연봉이 더 많은 연구원을 배출했다고 들었다. 연구원 운영하는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A. 내가 연구원으로 입사한지 30년만에 원장으로 취임해서 현재 연임된지 1년이 지난 상태에 있다. 처음 원장으로 임명될 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에너지정세 변화에 앞서가는 전문연구기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또 연구원 구성원들에게 희망과 자부심을 불어 넣어주어 연구원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해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재원 확보였다. 정부는 물론이고 에너지공기업으로부터 출연도 받아오는 등 2배 이상의 연구원의 예산 증액에 성공을 했다. 예산의 증액은 구성원들의 처우개선으로 이어져 연구원을 퇴직하고 다른 연구원으로 이직한 직원이 연구원에 다시 와서 근무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안정된 연구기관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내 경영철학에 대해 말하면 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최소한 자기분야의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하며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인재가 전문성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사회나 조직이 발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문성을 갖되 사회나 자기가 속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특히 남을 위해 헌신과 봉사적 행동을 항시 강조하고 있다.

Q. 최근 고유가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유가뿐만이 아니라 석탄과 천연가스도 비상이 걸렸다고 하던데

A. 원유가격의 증가에 따라 경쟁연료라 할 수 있는 LNG(천연가스)와 석탄의 가격도 증가 추세에 있음은 사실이다.

우선 석탄가격은 원유의 대체 관계에 있어 지난 3년간 약 4배 정도 증가했다. 더욱이 석탄은 연료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철강 원료로써도 사용되는데, 최근 신흥공업국의 수요급증이 수직상승하고 있어 제철업계에서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

또한 주로 장기계약을 통해 도입되는 천연가스의 사정도 비슷하다. 원유가격에 연동되는 비율이 80~90% 정도로 원유가격 상승률에 비해서는 비교적 낮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2007년도에 도입가격이 9.5%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원유가연동비율이 다소 낮은 말레이시아의 장기계약 물량(200만톤) 도입이 시작이 되고 있어 수요증가에 대한 추가물량 확보는 현재와 같은 Seller's Market에서는 높은 가격으로 도입할 수도 있다. 따라서 LNG 경우는 가격요소로 중요하지만 물량확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Q. 에너지 이용효율 확대를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가.

A. 에너지원단위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그 주된 이유는 우리나라의 제조업, 특히 에너지다소비산업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개별 산업군으로만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에너지효율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감정책도 필요하지만 기술혁신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를 보다 고부가가치의 산업구조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산업개발이나 국토개발 등이 계획단계부터 원천적으로 에너지수요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에너지 소비주체들이 고효율신기술 도입을 통해 지속적으로 에너지절약을 확대하도록 규제와 인센티브를 강화해 나가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경제주체의 참여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절약 정책은 국민적 협조와 참여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Q.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한 복안은.

A. 최근 국가에너지기본계획 공개토론회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총 1차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의 공급비중을 현재의 2.4%에서 11%까지 높이는 것으로 발표를 했다. 일부에서는 이 수준이 EU의 2020년 20%에 비해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고 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부존 여건이나 공급가능량을 감안해 볼 때 목표 11%달성도 쉬운 과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용효과적인 기술개발과 보급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단계별 기술개발 및 산업화 로드맵을 작성하고 산업화를 정착하기 위해 기본전략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돼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아직 초기 기술진보과정에 있기 때문에 화석에너지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시장메카니즘이 작동할 수 있는 정책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도 신재생에너지를 장기적인 성장동력산업으로 받아들이고 기술개발과 산업화가 연계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Q. 해외자원개발 등 에너지 외교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A.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자원보유국들의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산유국들은 자원을 무기화하고 있고, 전략적으로 자원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자원외교는 매우 중요하며, 자원의 확보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특히 아프리카, 중앙아시아의 신흥자원보유국들은 넘치는 오일달러로 제조업과 플랜트, 건설과 나아가 IT 및 정보서비스 산업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산업들은 우리나라가 모두 강점을 갖고 있는 비교우위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원개발에 직접 진출하는 것보다 자원보유국들이 필요로 하는 산업을 우리가 도와주고, 대신 자원을 들여오는 외교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Q. 고유가 행진 속에 우리나라의 원자력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원자력 비율 확대에 대한 의견은.

A. 앞으로도 전력수요는 꾸준히 상승돼 2030년경 전력수요는 년 평균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가 기조에 따른 발전연료의 가격상승과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너지시장 불안에 대처하면서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전력공급 차원에서는 원전의 대안 에너지 찾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 원전은 발전설비의 26%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비중을 2030년까지 37~42%로 올려야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때 발전량은 현재의 36% 수준에서 2030년에 55~60% 정도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전기소비 절약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원활하게 충당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발전소를 적기에 건설해야 할 것이다.

Q. 개원 22주년을 맞아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산실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는데 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면.

A. 현재 세계 에너지정세는 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돼 에너지 문제는 국가 안보와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생활의 필수재이며 산업의 원동력인 에너지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에너지를 바로 알고 이해하면서 그 중요성과 심각성에 대한 국민 의식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개원 22주년을 맞은 우리 연구원도 국민경제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에너지정책부문의 국내 유일의 정부 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책무와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 할 것을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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