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순환보직 후 철저히 대비해야
-김진철 기자-
한수원 순환보직 후 철저히 대비해야
-김진철 기자-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6.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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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위험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관리될 수밖에 없다. 최근 언론과 반핵단체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원전 전문가가 10년 전 에너지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자에게 해준 말이다.

지난해 발생했던 후쿠시마원전사고를 시작으로 고리원전 1호기 정전은폐사태와 각종 원전비리 등으로 원전산업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결국 한수원은 망신창이가 됐고, 다시금 이 원전 전문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 전문가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숙련된 원전기술자가 필요하다는 뜻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함을 느낀다. 원전기술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원전은 더욱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기술자는 하루아침에 양성되는 것이 아니다. 원전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장기교육과 보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원전기술자가 양성된다. 원전기술자가 양성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외국의 경우 한 보직에서 30∼40년을 근무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익힌다. 자연스럽게 원전기술자가 양성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후임자에게 경험을 전수함으로써 지속적인 원전기술자가 양성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한수원 직원의 강제이동이 내부갈등으로 번진다. 한수원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직원들에 대한 강제이동을 하겠다는 일방적인 공문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노조는 반발했다.

지난 11일 김균섭 신임 사장 취임식 당시 이 계획을 철회해 달라면서 피켓시위를 펼쳤다. 취임식 후 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김 신임 사장에게 노조는 최근 차장급 이상 간부에 대한 강제이동으로 현장에서 극심한 동요를 겪고 있다면서 순환된 간부들이 해당 원전운영 경험 미숙으로 원전의 안전운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기술자 육성은 실추한 국내 원전산업의 신뢰를 찾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김 신임 사장이 취임하기 전 이미 정부는 직원에 대한 순환보직을 압박한 바 있다. 정부 입장에서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한 방편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김 신임 사장은 이제 한수원 식구가 됐다.

김 신임 사장은 외부에서 수혈된 첫 인사다. 그래서 원전업계는 걱정 반, 우려 반의 시각에서 지켜보고 있다. 김 신임 사장은 원전기술자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일률적인 직원의 순환보직이 국내 원전산업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떠져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사는 결국 단행됐다.

지금에서야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김 신임 사장은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원전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안전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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