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름값 ↓ 노력, 업계 '들썩들썩'
정부 기름값 ↓ 노력, 업계 '들썩들썩'
  • 박설란 기자
  • orchid@energytimes.kr
  • 승인 2008.08.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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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주유사업 허용·정유사 공급가 공개… '알멩이' 논란

정부가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을 허용해 국내 4대 정유사 중 하나인 SK에너지와 이마트가 석유공급 체결을 맺은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른 계획이 언급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투명한 경쟁을 위해 각 정유사별로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유) 가격을 공개하게 하는 사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신 정부가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생필품에 이어 정유사들의 경쟁을 통해 석유제품 가격을 하락시키려는 의도다.

지경부 관계자는 “올초 이미 국회에서 나왔던 안건이고 유가안정을 위해서 필요하다”면서 “해외에서도 석유공급가격을 공개하는 곳은 없고 시장원리 위배여부에 민감한 사항이라서 아직 검토 중이다”라고 신중을 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도한 규제로 여겨져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짚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첩첩산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민생안전대책특위에서 정유사의 공장도가격 공개와 관련해 “정유사의 원가나 판매가격은 핵심 영업기밀이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정부입장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A정유사 관계자는 “석유제품 가격공개는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과 같은 맥락으로, 자율경쟁을 유도해 소비자가격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과연 석유 공급가격이 이 제도를 통해 하락세로 접어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유사간 공급가격이 생각만큼 큰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라며 “가격이 공개된 후 낮은 가격을 향한 경쟁이 아닌 오히려 일정선에서 서로 가격을 맞추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경부의 대형마트 주유소 진출 허용 이후 영세 주유업자들의 입지를 우려, 거세게 반발하던 주유소협회는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주유소협회는 올해 4월 중순부터 주유소마다 일일 판매가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것과 비교 정유사도 제품 공급가격을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지난 1992년에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상품품질을 해당 정유사가 책임진다는 취지로 도입한 폴사인제를 오는 9월 폐지할 예정이다.

이에 주유소업계는 가격경쟁에 따른 가격인하를 기대하는 한편 정유사측은 유통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인하의 효과는 작을 것이라 내다보고 무분별한 혼유로 인한 질적 하락과 그에 대한 책임전가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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