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클럽(上)
파이트클럽(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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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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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평이 아닌 우리 사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관시킨 필자의 생각이 표현되며,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한 교훈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흉악하고 처참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DMB를 시청하며 대형트럭을 몰고 가다 꽃다운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트럭기사 이야기, 카톡을 하다 시비가 붙어 20대 대학생을 수 십 차례 찔러 살해한 10대들의 이야기 등 듣기만 해도 너무나 안타깝고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두려운 뉴스들이 매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일전에 한 중소기업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누어 보았는데 요즘은 살기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심하고 해서 정신이나 심리상태가 정상범주를 벗어난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그는 자동차를 몰고 가다 상대의 잘못으로 접촉사고가 나는 경우에도 조금 이상한 사람이다 싶으면 그냥 보낸다고 한다. 말도 안 통하는 사람하고 왈가왈부하는 것 보다는 그게 더 상책이라는 것이다.

요즈음 일어나는 사건들은 흉악하기가 그지없다. 죽여도 몇 번 찔러서 죽이는 것이 아니라 수십 번을 찌른다. 사체도 그냥 묻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토막을 낸다든지 난도질을 하기도 한다. 살아가다 언제 어디서 사이코패스들과 마주칠지 모른다. 그래서 이 험한 세상을 무탈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처세술은 모든 사람들과 웃으면서 원만한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왼편 뺨을 때리면 오른편 뺨을 대주고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까지도 동행해주며 가능한 양보하고 저주며 살아가는 것이다. 단 너무 지나치면 남들이 오히려 무시하고 자신도 자괴감에 빠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지혜롭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가 아무리 어리고 직책이 낮다 할지라도 감히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비판해서는 안 되고 그냥 허허 웃으면서 넘어가는 것이 제일 좋을지 모른다. 그러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느냐 비난할지 몰라도 괜히 어리석은 이들의 원한이나 분노를 샀다가는 언제 어디서 험한 꼴을 당할지 모른다. 단, 내가 쓴 소리를 해서 개선의 여지가 있는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조심스럽게 자문이나 충고를 해주어도 무난하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교훈을 주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남녀평등이 일상화된 중국에는 여자 버스기사들이 많다. 어느 산골마을에서 불한당 세 명이 버스에 올라타 여기사를 희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중국문화의 특성상, 버스에 탄 승객들은 모두 모른 척 하며 외면했는데 그 중 유독 중년남성 한명이 그러지 말라면서 불한당들을 제지했다. 불한당들은 욕설과 함께 그 중년남성을 밀쳐 버린 후 여기사를 강제로 덤불숲으로 끌고 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다음 기사와 불한당은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버스로 돌아왔고 여기사는 거울을 보고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그 후 여기사는 화를 내며 거친 목소리를 아까의 중년남성을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쳤다. 중년남성은 나는 당신을 도운 사람인데 왜 내게 화풀이를 하냐고 항변했지만 여기사는 막무가내였다. 다른 승객들도 빨리 출발하자며 재촉하자 중년남성은 하는 수 없이 쫓기다시피 버스에서 하차하였다.

차를 출발시킨 여기사는 내리막길에서 미친 듯이 가속페달을 밟았다. 결국 버스는 수십미터의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였고 전원 사망하였다고 한다.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는 험한 세상이니 모두가 잘 알아서 지혜롭게 처신해야 할 것 같다. 사는 게 운이고 하늘의 뜻이고 전쟁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영화 파이트클럽의 주인공 노튼은 예의 바르고 소심한 소시민이었다. 워낙 험한 세상인지라 착하고 성실하고 조심스럽게 세상을 살아가던 그는 늘 자신의 삶이 따분하고 단조롭다고 느꼈다. 어느 날 카리스마 넘치는 테일러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노튼이 항상 동경해 오던 터프한 대장부였다. 그는 사내다운 언행과 옷차림을 한 채 자유스럽고 파격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노튼은 테일러의 남성스러움에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급기야 둘은 의기투합하여 맨 주먹의 사나이들이 모여 피투성이가 되어 자웅을 겨루는 파이트클럽을 창단하게 된다(계속)

Mischief, Mayhem, Soap(나쁜 짓, 아수라장, 비누)
- 영화 파이트클럽의 포스터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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