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최고경영자 모처럼 제주 나들이 나서
에너지 최고경영자 모처럼 제주 나들이 나서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5.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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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욕으로 찌든 삶 털어내…성산풍력서 제주 바람 확인
교육생이 다양한 의견 쏟아내면서 토론의 장으로 펼쳐져


[제주=에너지타임즈 김진철 기자] 우리나라 에너지 분야의 최고경영자들이 모처럼 제주도 나들이에 나섰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김진우)에서 운영하는 제10기 고위경영자 과정에 수강중인 교육생들이 국내연수로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우리나라 풍력발전산업의 메카인 제주도를 방문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김포공항에 이들 교육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들은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들뜬 분위기가 역력했다.

주승철 한국전력기술(주) 상무는 “에너지 분야의 최고경영자로 손꼽히는 우리가 이렇게 모여 어디론가 떠날 수 있다는 건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요즘 융합산업이 이슈로 부각되는데 에너지산업을 융합하는 교육과정이 바로 고위경영자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고 밝혔다.

제주도로 건너간 이들의 첫 방문지는 한라생태숲. 이곳은 숲이 훼손돼 방치됐던 야전초지를 원래의 숲으로 복원해 조성한 곳으로 난대성식물에서부터 한라산 고산식물까지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이날 교육생들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봄 소풍을 나온 아이들처럼 설렘을 갖고 쫓아갔다. 이들은 모처럼 삼림욕을 하면서 찌든 삶을 털어내는 듯 긴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특히 좀처럼 보기 힘든 두릅과 고사리 등을 보며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었고, 들꽃을 바라보며 자연이 만들어낸 향기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가이드가 ‘신선한 공기는 공짜’라고 하자 일제히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드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2050년경 소나무가 없어진다는 말에 한때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그것도 잠시 지구를 살리고, 우리의 소나무를 지키는 것에 책임감을 가진 듯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이선재 한국지역난방기술(주) 부장은 “아마도 이 교육을 받고 있는 우리 교육생들이 자그마하게 이 소나무,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지구온난화에서 구해내고, 더 크게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이 될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삼림욕을 즐기던 교육생들은 제주의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혔다. 특이한 분위기. 교육생의 절반이상이 전화를 하고 있는 것. 잠시 통화내용을 엿들어보니 짬짬이 부하직원들에게 또는 최고경영자에게 지시를 하거나 지시를 받았다. 이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이들은 서둘러 성산풍력발전단지로 향했다.

성산풍력은 한국남부발전(주)이 제주도 내 세 번째로 건설한 풍력발전단지로 지난 2009년 3월 준공됐다. 이 발전단지의 총 발전설비용량은 12MW. 이곳에 2MW급 풍력발전기가 6곳에 꼽혀있다.

이곳의 가이드는 남부발전 직원들이 맡았다. 이날 직원들은 계속 불어대는 제주 바람 속에서도 식은땀을 흘렸다. 교육생들이 발전원가와 설치단가, 효율 등 일반 견학과 달리 디테일한 부분까지 질문을 거침없이 던지자 이들 직원들은 들고 온 자료를 뒤적거리며 어렵사리 대답을 하곤 했다.

구자권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 센터장은 “비록 에너지산업 중에서도 다른 분야에 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풍력발전에 대한 보다 폭넓은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날 홍철선 에너지경제연구원 팀장도 “교육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으로 인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면서 “이것이 바로 고위경영자 교육과정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숙소로 자리를 옮겨 이들은 간단한 여정을 풀고 세미나실로 모여들었다. 연수단의 단장을 맡은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이 에너지믹스란 주제로 특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문 부원장은 우리나라 에너지믹스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 이후 교육생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면서 자연스럽게 일정에 없던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잠시 의견충돌이 있는가 싶더니 문 부원장의 노련함으로 분위기를 조절하며 열띤 토론의 장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저녁만찬에서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교육생들은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에너지산업의 발전에 머리를 맞댔다.

이날 정용주 에너지경제연구원 차장은 “고위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개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우리 교육생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우리 실무자의 임무”라고 바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해줬다.

이렇게 제주도의 첫날, 이들의 아름다운 여정은 날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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