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을 되돌아보며…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며…
  • 김진철 기자
  • kjc@energytimes.kr
  • 승인 2012.04.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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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가 지난 12일부로 창간4주년을 맞았다.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이고, 긴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긴 시간이다.

에너지 전문기자의 역할은 에너지 분야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맡은 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많은 에너지기술인을 만나는 것. 그리고 그들이 슬퍼하면 왜 슬픈지, 기쁘면 왜 기쁜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좋지 못한 일로 중앙언론의 보도가 잇따르면 벙어리 냉가슴으로 힘들어하는 실무담당자도 봤다. 특히 중앙언론의 보도가 너무 자극적이어서 그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국민들의 지탄을 받을 때도 이들은 힘들어했다. 이들은 과정의 설명 없이 결론만 놓고 비난이 쏟아질 때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다.

가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현장근로자나 실무담당자의 마음을 들여다볼 때나 하소연을 듣고 있노라면 애잔한 마음마저 들었고, 언론보도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다.

지난해 9.15 대규모 정전사태 당시 전력거래소에 근무하던 임직원들이 대거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정직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지자 아침 일찍 출근,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작게나마 관련 기사를 실었더니 마음의 위안을 받은 듯 했다. 사실 속된 말로 재수가 없어 걸린 일이다. 당시 근무만 아니었더라도…

최근 고리원전사태에서도 고리원전사고를 은폐한 것에 초점이 맞춰진 중앙언론보도가 집중됐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그 상황에, 그 어느 누구든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상황이 중앙언론보도에 모두 빠져있었다. 당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잇따른 원전고장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데다 현 정부 들어서면서 단행됐던 선진화정책 등으로 인력마저 모자란 상황이었다. 동료기자들과 술을 마시면 늘 이 같은 말들이 오갔다. 현장의 실무자들과 늘 가까운 자리에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전문기자의 역할이 이런 게 아닌가 싶다. 자극적인 기사보다 현장 그대로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결과보다는 과정과 제반여건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쓰는 것.

때론 이들과 얼굴을 붉힐 때도 있겠지만 반대로 이들의 억울함을 대변하는 전문기자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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