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영어> 보디가드
<스크린영어> 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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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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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영어’는 일반적인 영화 감상평이 아닌 우리 사회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연관시킨 필자의 생각이 표현되며, 영화속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한 교훈도 소개하고 있다. 필자(신병철)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근무 중이며 지난 수년간 세계 각국의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비지니스를 직접 수행해온 인물이다.

필자는 십수년전 신당동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스르르 외재승용차가 한 대 멈춰서더니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필자를 불렀다. 왜 부르는 걸까? 그는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장충동 가는 길을 물었다.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 필자는 직감적으로 그가 송창식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송창식씨는 왜 불러, 피리 부는 사나이, 한번쯤, 고래사냥 등의 노래를 히트시킨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중 한분이다. 3년 연속 MBC 10대 가수상을 받기도 했다. 함박미소를 지으며 늘 열창을 하는 그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곤 했다. 그는 천재적인 재능도 지녔지만 무엇보다 힘과 노력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멋진 가수였다.

후배와 함께 라면을 먹던 송창식의 시선이 문득 TV에 꽂혔다. 수십년전 일이다. 왜 라면을 드시지 않느냐는 후배의 반복된 물음에 답도 않은 채 넋이 나간 듯 화면만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돌연, “나의 시대는 끝이 났다”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형님은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인데 그게 무슨 말씀이냐는 후배의 반문에 송창식씨는 손가락으로 조용히 화면을 가리켰다. TV속에서 한 사내가 노래하고 있었다. 검붉은 용암이 콸콸 분출하듯 혼신을 다해 노래하던 조용필이었다.

송창식씨나 조용필씨 못지않게 열창을 하던 한 여가수가 2012년 2월 11일 이 세상을 떠났다. 바로 휘트니 휴스톤, 열정을 다한 사람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 중에 열정을 다하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사람이 열정을 다해 살면서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꼈다면 가히 의미 있는 삶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휘트니 휴스톤은 영화 보디가드에서 실제와 같이 유명한 뮤직스타 레이첼 매론으로 출연한다. 캐빈 코스트너가 냉철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보디가드 프랭크 파머의 역을 맡는다. 레이첼은 캐빈 코스트너의 이성적이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마음을 뺏기지만, 경호전문가인 프랭크는 사적인 감정 때문에 공적인 일을 망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로 인해 둘 사이의 갈등이 극대화될 무렵 괴한에 의해 공격을 당한 레이첼을 프랭크가 온몸을 던져 구해낸다. 당시, 너무나 멋진 두 선남선녀의 모습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설레었던가!

I will always love you를 멋진 음성으로 열창하던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가슴한편을 시리고 울적하게 한다. 인생은 정녕 그 날들이 풀과 같으며 그 모든 영화가 그 꽃에 불과하단 말인가!

There's a big difference between wanting to die and not fearing death.

죽기를 원하는 것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별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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